캠프 캐럴 지하수서 고엽제 성분 안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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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된 경북 칠곡군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서 채취한 지하수에서 고엽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고엽제 오염 여부는 기지 내부 토양의 분석 결과가 나오는 이달 말에야 최종적으로 가려질 전망이다.

한·미공동조사단은 5일 칠곡군청에서 열린 조사 결과 중간발표회에서 고엽제의 주 성분인 농약과 고엽제와 관련 있는 다이옥신 성분(2, 3, 7, 8-TCDD)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군이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는 지하수 관정 6곳과 수질관측을 위해 설치한 관측정 16곳에 대한 조사 결과다.

 그러나 고엽제와 관련은 없지만 발암물질인 TCE(트리클로로에틸렌)·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는 먹는 물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관정 6곳 중 TCE 기준(0.03ppm)을 초과한 곳이 5곳, PCE 기준(0.01ppm)을 넘어선 곳은 2곳이었다. 이 물질들은 군에서 제트엔진 세척제로 사용된다. 지난 6월 기지 외부 민간 아파트 지하수에 대한 조사에서도 PCE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미군 측은 “지하수를 정수해 마시고 있다”며 “2004년 삼성물산 조사에서 TCE 오염의 심각성이 확인된 후 기지 외부 주민들에게 알린 기록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기지 외곽 22개 지점에서 깊이별로 채취한 토양과 하천 퇴적토 시료 140개에서도 고엽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들 시료에서 고엽제와 무관한 다이옥신은 검출됐으나 전국 토양 평균치 이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지 내부 D구역 등에서 레이더 투과 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이상징후가 포착됐지만 고엽제 드럼통 매립의 직접 증거는 될 수 없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조사단은 고엽제 매립 의혹을 제기한 전 미군 병사 스티브 하우스가 지난달 27일 현장을 방문해 직접 지목한 지역과 이상징후가 포착된 지역에 대해 실제 시추를 할 계획이다.

칠곡=송의호 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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