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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니 메이저 5승 … 신예 독일 마손 돌풍 잠재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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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청야니

청야니(대만)가 다섯 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청야니는 1일 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6490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여자 브리티시 오픈에서 카를린 마손(독일)에게 역전 우승했다. 4라운드 3언더파, 최종합계 16언더파였다.

 무명 마손이 3라운드까지 15언더파를 치며 돌풍을 일으킨 비결은 경기 전 받은 링크스 공략에 대한 레슨이라고 한다. 그의 스윙 코치인 궨테르 케슬러는 남자 프로골프 전 세계 랭킹 1위 마르틴 카이머(독일)도 가르치는데 마손은 코치를 통해 카이머의 링크스 코스 공략비법을 전수받았다. 마손은 “코치가 링크스 스타일의 골프를 좋아해야 하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를 받아들이라는 충고를 해 줬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마손은 마지막 날 2타 차 선두로 챔피언 조에서 경기하게 됐다. 문제는 마손이 챔피언 조에서 세계랭킹 1위와 맞서 경기하는 법은 배우지 않은 것이었다.

 여자 골프의 독보적인 1위인 청야니는 경기를 앞두고 “2타 차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마손을 압박했다. 청야니가 첫 홀 1m도 안 되는 파 퍼트를 빼면서 점수 차를 3으로 늘려 줬는데도 마손은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2번 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하면서 원점으로 돌려놨다. 3번 홀이 분수령이었다. 청야니는 어프로치샷을 핀 1m에 붙여 놨다. 그러자 마손은 힘이 들어갔는지 그린을 훌쩍 넘겨 보기를 했다. 이때 동타가 됐다.

 마손은 사흘 내내 버디를 잡던 파 5인 6번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마손은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급격하게 무너졌다. 12번 홀까지 7타를 잃었고 선두 경쟁에서 완전히 탈락했다. 너무 어려워 악마의 발톱이라는 별명이 붙은 커누스티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선수들에게 수많은 버디를 허용했지만 마손의 마음속에는 잔인한 상처를 남겼다. 마손이 3라운드까지 범한 보기는 모두 4개뿐이었는데 마지막 날 보기 6, 더블 보기 1개를 했다(합계 9언더파 공동 5위).

 청야니의 컨디션도 아주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급격하게 무너지는 상대와 함께여서 표정은 밝았고 3타를 줄인 채 4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청야니는 LPGA 투어 9승 중 절반이 넘는 5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얻게 됐다.

 한편 LPGA 통산 100승을 노리던 한국 선수의 희망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양희영(22·KB금융)이 10언더파 4위, 박인비(23)와 최나연(24·SK텔레콤)은 8언더파 공동 7위로 경기를 마쳤다. 2라운드까지 10언더파 공동 2위였던 이미나(30·KT)는 3, 4라운드에서 10타를 잃어 이븐파 공동 37위까지 밀려났다. 2라운드 8언더파를 쳤던 맏언니 박세리(34)는 5언더파 공동 14위로 경기를 끝냈다.

 LPGA 투어는 잠시 여름방학에 접어든다. 한국 선수들의 100승 사냥 무대는 20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오리건주에서 벌어지는 세이프웨이 클래식이다. 한국 선수들과 궁합이 잘 맞아 유난히 우승을 많이 했던 대회다. 박세리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나를 포함한 한국 선수들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꼭 우승하도록 응원해 달라”고 부탁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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