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어 도메인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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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영어로밖에 표시할 수 없었던 도메인(인터넷 주소)을 한글을 비롯한 세계 각국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국내벤처기업이 개발했다.

㈜한닉(대표 홍원화 경북대 교수·www.hannic.com)은 1바이트(Byte) 언어인 영어만 IP 주소로 변환해 주는 기존의 도메인네임 시스템(DNS)의 한계를 극복, 한글이나 일본어 등 2바이트 문자까지 IP 주소로 바꿀 수 있는 자국어 도메인이름 시스템(NL-DNS)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이 일반화되면 한글 도메인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자국어로 도메인을 등록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 인터넷 업계에 상당한 반향을 몰고올 전망이다.

지금까지 도메인이 영어로만 가능했던 것은 인터닉(국제인터넷정보센터)이 채택하고 있는 `BIND'' 프로그램이 불어 등 영어 이외의 1바이트 문자는 물론 한글 등 2바이트 문자들을 IP 주소로 변환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닉의 프로그램(HIND)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함에 따라 영어 도메인을 갖지 않더라도 자국어 도메인만으로 해당 사이트에 연결할 수 있다는 것.

기존의 유사 한글도메인 서비스들이 한글을 영어도메인에 연결시켜주는 `검색엔진''에 불과한데 반해 한닉의 서비스는 자국어 도메인이 그대로 IP 주소로 변환돼 영어 도메인이 없어도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게다가 기존의 서비스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해야 하지만 이 서비스는 개인 컴퓨터의 제어판에서 네임서버의 IP주소만 바꿔주면 웹브라우저의 도메인입력창에 한글도메인을 입력시킬 수 있다.

자국어 도메인은 인터닉의 `닷(.)'' 방식이 아닌 주제어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www''나 `com'', `kr'' 등이 필요없다. 따라서 다이얼패드의 한국사이트는 `다이얼패드''로, 미국사이트는 `dialpad'' 등 하나의 단어로 가능하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네임서버에 HIND를 깔기만 하면 `이몽룡@전북남원''과 같은 자국어 E메일 주소를 가능하게 하며 컴퓨터를 통해 파일을 주고받는 서비스인 `FTP''와 서버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텔넷(Telnet) 등 다양한 네트워크의 기능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회사측은 기업 등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한글도메인은 연간 2만2천원의 관리비용을 받기로 했으나 실명의 개인에 한해서는 무료로 나눠줌으로써 누구든지 자신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닉은 향후 한글도메인의 분쟁을 막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법인, 비영리기관,지역 이름 등 3만여개는 예약 도메인으로 처리, 개인들에게 발급하지 않고 있으며 이중 기업은 오는 5월 말까지 본사가 신청하지 않을 경우 일반인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개인들이 한글도메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컴퓨터의 제어판에서 로컬 네임서버의 IP주소를 한닉의 네임서버 주소(211.50.136.120)로 맞추기만 하면 된다.

이송하 기획실장은 "3만개의 예약도메인을 해당 웹사이트와 연결해 놓았기 때문에 유명 도메인은 대부분 검색이 가능할 것" 이라며 "세계시장을 겨냥한 영어 \웹사이트는 영어도메인을 가져야겠지만 한글로 된 사이트라면 굳이 영어도메인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현재 이 프로그램을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등 4개국에 특허출원을 해놓은 상태다.

홍원화 사장은 "앞으로 미국에 세계인터넷센터(WIC)를 설립하는 한편 세계 각국에 자국어 도메인을 관장하는 국가별 인터넷센터를 두고 인터닉과는 별개의 세계적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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