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작년 사이버범죄 피해 11조원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사이버 범죄로 기업과 관공서들이 입은 재정 손실이 100억달러(한화 약 11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22일 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정보보안교육 전문기관인 컴퓨터보안연구소(CSI)가 643개 주요 기업과 관공서 시스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컴퓨터 범죄로 인한 재정손실이 작년 2억6천600만달러로 98년보다 2배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리처드 파워 CSI 조사책임자는 이를 토대로 추산할 경우 미국 전체의 컴퓨터 범죄 피해액은 지난해 10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컴퓨터 범죄의 경우 악의적인 해킹, 기업정보 스파이활동, 소비자신용카드번호 절취 및 금융사기, 바이러스감염, 장비절도 등 형태가 다양하며 전자메일과 웹사이트 검색,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붐이 일면서 컴퓨터 범죄도 증가하고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CSI는 조사대상자의 59%가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 범죄를 감지했다고 응답, 96년조사때의 37%보다 인지도가 훨씬 높았으며 사이버 범죄 보고율도 62%에서 70%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마서 스탠셀 갬 미 법무부 컴퓨터범죄 담당 책임자는 "돈과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인터넷이 1952년 체포될 때까지 30년간 100개 은행을 턴 전설적인 은행강도 윌리 수턴과 같은 도둑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방지협회(FIPA)의 카위카 다귀오는 "수턴이 오늘날 활개쳤다면 아마 인터넷업계를 강탈했을 것"이라며 "그곳엔 돈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야휴나 이베이(eBay)등 유명 웹사이트가 해커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일반인들의 사이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되고 있으나 초고속접속 및 케이블모뎀, 인터랙티브 서비스 등 새 인터넷 기술의 급속한 확산으로 사이버 범죄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범죄 분석가인 존 페스카토는 "사람들이 계속 새 웹서비스로 바꾸고 있으나 정보보안회사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웹 서버의 75%가 해킹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추정했다.

CSI는 기업들이 회사이미지와 파장 등을 우려, 실제 컴퓨터 범죄 피해를 당국에신고하는 비율이 98년 32%에서 99년 25%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연방수사국(FBI)이 설문지 작성에 도움을 주었으며 CSI는 96년부터 사이버범죄와 관련된 연례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