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벤처 총수, 총선 시즌 보내기 `대조'

중앙일보

입력

총선 시즌을 맞은 재계 총수들이 최근 해외 인터넷벤처 기업과의 제휴 등을 명목으로 외유 러시를 이루고 있다. 반면 신흥 벤처업계 총수들은 별다른 외유 일정없이 국내에 머물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보이고 있다.

23일 재계와 벤처업계에 따르면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지난 21일 미 최대 인터넷 업체인 AOL 등 19개 인터넷 및 벤처 업체들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 회장은 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전제로 협상을 진행중이며 투자처도 물색중이라고 코오롱측은 말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현재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태평양 경제 협의회(PBEC) 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 일정이 마무리되는대로 미 실리콘 밸리로 건너갈 예정이다.

조석래 효성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도 역시 하와이 PBEC 행사에참석중이고 정 회장의 경우 주택 부문의 온라인화를 주창하며 해외 벤처에의 투자및 전략적 제휴에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준용 대림 회장과 김석준 쌍용 회장 등도 총선 시즌에 임박, 해외 현장 방문등 일정을 계획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벤처 기업계의 주요 인사들은 대부분 국내에 체류할 예정이다.

벤처기업협회장인 장흥순 터보테크 사장과 이민화 메디슨 사장은 당분간 외유일정없이 국내에서 바쁜 일정을 보낼 계획이다.

전하진 한글과 컴퓨터 사장, 안영경 해외소프트 사장도 별다른 외유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다만 김형순 로커스 사장의 경우 총선 시즌에 임박, 2-3주 일정의 외유 계획을구상중이나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는 않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부 재벌 총수들 중에는 총선이 임박하면서 정치권 등으로부터의 돈 요구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며 "그러나 총선 시즌을 새 사업구상 등 여러 모로 잘 활용하려는 의도가 더 강하지 않겠느냐"고 해석했다.

벤처기업계 관계자는 "벤처 경영진은 총선 시즌이라고 해서 특별히 외유 일정을잡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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