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넷기업 상당수 수개월내 파산"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기업들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치열한 가운데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수개월내에 파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다우존스사가 발행하는 경제잡지 배런스 최신호는 "올해중에 투자자들은 인터넷 기업의 거품이 터지는 소리를 연속적으로 듣게 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지만 실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는 보유자금이 바닥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공개.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대형 업체와의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파산을 면할 수는 있겠지만 이런 행운 역시 극히 일부에 한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런스는 인터넷 주가 평가기관인 페가서스 리서치 인터내셔널이 지난해말 벤처기업 2백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백53개 업체(74%)가 적자였고, 이 가운데 51개 업체는 1년내에 자금고갈에 직면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만들어 팔면 바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제조업과는 달리 인터넷 기업들은 매출과 수익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붓기' 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위기기업으로 분류된 벤처기업 중에는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 온라인 장난감 판매업체인 e토이즈 등 유명업체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페가서스는 "아마존의 경우 올초 전환사채 발행으로 6억9천만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 돈도 21개월 안에 바닥날 것" 이라고 경고했다.

배런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분야도 자금난의 예외가 될 수 없을 것" 이라며 "B2B 역시 지속적인 자금동원이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기 때문" 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주요인으로 벤처 캐피털과 일부 경영진의 기회주의적 태도를 들었다.

상당수가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보다 주가가 오르면 한몫 챙겨 뜬다는 생각이어서 결국 투자자들의 손해만 커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자금고갈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된 기업들의 주가는 20일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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