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잘될 때까지 AS … 프랜차이즈 ‘가맹점 119’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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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매출은 떨어지는데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사장님들, 이젠 걱정 붙들어 매도 괜찮을 것 같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매출 때문에 고민하는 창업자를 위해 애프터서비스(AS)에 나섰다. 창업 초기에 기본적인 운영 방법을 알려주고 인테리어를 돕는 것에 그치던 수준에서 벗어나 창업 후 실적이 부진한 점포까지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제공하는 AS는 ▶재교육 ▶성공사례 공유 ▶쿠폰 지원 ▶홍보 등이다. 심지어 전담 직원이 몇 달 동안 매장에 달라붙어 1대 1로 AS를 하는 경우도 있다. 프랜차이즈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긴 변화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문제가 생겼을 때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창업자 혼자 해결하려고 하면 잘못된 처방을 내릴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본사를 찾아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베리치킨은 매출이 오르지 않는 점포에 직원을 보내 문제를 파악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기도 안산 월피동점의 정현진 점주(왼쪽)가 본사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김성룡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베리치킨(www.verichicken.com)은 ‘가맹점 119’란 이름의 AS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 2월 경기도 안산 월피동에 가맹점을 낸 정현진(33)씨는 119 서비스를 활용해 매출 실적을 개선한 경우. 정씨의 점포는 인근에 치킨 전문점 네 곳이 들어서면서부터 고전했다. 매출이 개점 초기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견디다 못한 정씨는 본사에 119 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러자 본사에선 서비스 관리자 1명과 조리 담당자 1명을 파견했다.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진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진단 결과 다른 점포에 비해 자체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씨는 “파견 직원들이 이틀 동안 무료 시식행사를 해줘 인근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며 “본사에서 전단지 1만6000부와 광고가 적힌 종이자석, 현수막, 어깨걸이 배너 같은 홍보물을 지원해준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베리치킨 본사에선 매출 부진 점포를 선정해 AS 직원을 매장으로 보낸다. 직원은 서비스·맛·마케팅·운영 등 네 가지 항목을 살펴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한다. 3개월 동안 블로그 마케팅도 지원한다. 대상 점포에서 시식을 한 뒤 개인 블로그에 올린 손님 중 추첨해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 점주들은 조리법과 고객 응대법, 마케팅 전략을 기초부터 다시 배운다.

 본사에서 직접 부실 점포를 위탁 경영하는 경우도 있다. 실적이 안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대리 경영을 하는 ‘응급 처방’인 셈이다. 피부관리 전문점 스킨포유(www.skin-4u.co.kr)는 부실 점포에 서비스 전문가를 파견해 3개월 동안 상주시킨다. 이들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법을 가르치고, 고객 상담을 할 때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불만 사항에 대처하는 요령도 가르친다. 임지수(44) 스킨포유 목동 삼성홈플러스점 대표는 전문가에게 단골 고객 확보 전략을 배운 경우. 임씨는 “가르쳐준 대로 고객마다 회원 번호를 매겨두고 피부상태와 선호하는 관리 프로그램부터 습관·식단까지 자세히 기록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실크 테라피’ ‘노화방지 프로그램’ 등 프로그램을 추천했더니 단골 고객이 하나 둘 늘더라”고 말했다. 윤찬준 스킨포유 대표는 “피부관리 전문점은 세심한 서비스가 생명”이라며 “하루 이틀 매달린다고 해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없기 때문에 3달 동안 매달려 집중 관리하는 AS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쌀국수 전문점 호아센(www.hoasen.co.kr)은 ‘될 때까지’ 돌보는 것이 특징. 이 회사는 부실 점포에 관리자를 보내 개점 시 예상한 매출 실적을 낼 때까지 상주시킨다. 관리 비용은 본사에서 부담한다.

 여성전용 피트니스클럽 커브스코리아(www.curveskorea.co.kr)는 부실 점포 AS를 위해 분기별로 세미나를 연다. 이틀 동안 14시간 교육한다. 참석한 점주들은 매장 운영 지출 내역서를 제출해야 한다. 본사에선 이를 바탕으로 회계 관리부터 인력 운영까지 AS를 해 준다. 성공한 점포의 비결도 공유한다.

 호프 프랜차이즈 치어스(www.cheerskorea.com) 본사에선 매일 오전 AS 회의를 연다.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이 부실 점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24시간 내 가맹점 요구 사항을 처리한다.

 이경희 소장은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 계약할 때는 적극적이지만 AS에는 소홀한 곳들이 있다”며 “AS까지 확실하게 챙겨 주는 프랜차이즈인지 고려한 뒤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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