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얼굴·허스키한 목소리의 만능 엔터테이너 박경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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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적으로 데뷔했지만 지금의 인기는 돌발상황이 아닙니다"

개그맨인가 싶더니, 라디오, 토크쇼, 이제는 드라마와 CF까지 종횡무진 방송가를 누비고 있는 '돌발소녀' 박경림. 부담없는 웃음으로 시청자들에게 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그녀의 숨겨진 매력. 뛰어난 미인도 아니고 목소리가 좋은 것도 아닌데, 그녀만 나오면 재미있고 편안한 분위기로 바뀐다.

얼마전에는 화제의 미니시리즈 〈진실〉에서 최지우의 친구로 등장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친구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의 머리채를 휘어잡기도 하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기도 하는 역할.

박경림이 방송에 데뷔한 것은 1998년 강원도 용평 스키장에서 진행된 KBS 2FM의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 방청객이었다가 무대로 뛰어나와 청산유수로 말을 잘해 방송작가가 눈여겨보게 됐고 ` 〈이소라의 프로포즈〉에도 출연하는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돌발소녀' 박경림의 전천후 방송 인생이 시작됐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방송계에 투신(?)한 후 그녀는 부르는 곳이 많아졌다. 라디오 진행 때문에 알게 된 이문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물론 학창시절부터 꾸준히 모니터를 해주었던 김국진도 마찬가지. 워낙 예의바르고 사람을 좋아하는 적극적인 성격이라 방송가에는 박경림을 지지하는 세력이 많다. 친한 연예인도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

허스키한 목소리도 박경림의 트레이드마크. 어렸을 때는 꾀꼬리 소리 뺨치는 맑은 목소리였는데 초등학교 5학년 가을 운동회 때 응원단장으로 나섰다가 지금의 목소리가 되었다는 것.

"턱이 빠지도록 악을 쓰며 응원한 탓에 다음날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을 정도였어요. 겨우 말할 정도가 됐을 때 병원에 갔는데, 성대가 갈라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렇게 깨지는 목소리로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맙소사!"

선배 개그맨 김국진은 그래도 박경림에게 "나, 봐라 혀 짧아 발음이 새지. 하지만 열심히 하면 사람들은 그것도 개그의 일부라고 예쁘게 봐준다. 힘내!"라며 위로를 해주었다.

방송에 데뷔하고 나서 한동안은 얼굴도 예쁘고 스타일도 멋진 연예인들 사이에서 기가 죽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그녀의 개성있는 외모도 나름대로 장점. 학교 다닐 때 야구경기 하다가 공에 맞아 삐뚤어진 코도 콧등을 오히려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낙천적인 자신의 성격을 내보인다. 이런 긍정적인 성격 역시 그녀의 장점 중 하나.

"그래도 요즘에는 어른들이 지나가다가 저를 보고 '어이구, 실물이 훨씬 낫네'라는 말도 해주세요. 지난 연말 5대 스타쇼에 출연했을 때도 조금 튀는 헤어스타일을 했는데 그것도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제가 생각해도 미운 얼굴은 아닌 것 같아요."

현재 박경림이 패널로 출연하거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꼽기 위해서는 열손가락도 부족하다. KBS 2TV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 〈파워인터뷰〉, SBS 〈진실게임〉, MBC 〈전파견문록〉, 미니시리즈 〈진실〉, 라디오는 KBS 〈차태현의 FM 인기가요〉, MBC 〈별이 빛나는 밤에〉, 인터넷 방송 Doobob의 〈박경림의 수다텍〉, 스타코리아의 〈박경림과 친구들〉까지 정신없이 활약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전액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한 그녀는 요즘 같은 과에 다니는 연예인들과 연극연습을 하고 있다. 오는 5월 동덕여대 개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하게 될 연극 〈셰익스피어식 사랑법〉의 준비 때문. 함께 학교를 다니는 박진희, 이재은, 박시은, 이경애 등과 함께 출연하는 박경림은 1인 3역으로 등장한다.

본인은 극구 밝히길 부인했지만 지난 연말 행사를 통해 알려진 박경림의 봉사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스케줄. 바빠도 2∼3주에 한 차례씩 경기도 부천에 있는 '새소망의 집'에서 남몰래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어쨌든, 연예계에 데뷔한 이상 제가 가진 재능을 모두 발휘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문세 선배님의 탁월한 순발력과 이홍렬 선배님의 노련한 푸근함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쇼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잖아요.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줄 수 있는 진정한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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