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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할인점 고정관념 깨는 매장배치

중앙일보

입력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이 고정 관념을 깨는 매장배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객들의 쇼핑 패턴이나 상품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바뀌는 데 따른 유통업계의 대응 전략이다.

지난달 문을 연 롯데 할인점 마그넷 부평점은 식품매장을 3층에 배치했다. 4층은 생활용품.잡화.가전매장, 2층은 의류매장으로 꾸몄다.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계에서 식품매장은 통상 지하나 1층에 두는 게 기본상식으로 통한다. 고객들이 식품매장에 들렀다가 다른 매장으로 올라가도록 유도하는 '분수효과' 를 노린 것이다.

그러나 마그넷은 식품매장을 중간층으로 끌어올렸다. 위나 아래의 다른 매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시험적으로 해본 것이다.

마그넷 측은 식품매장을 중간층에 배치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부평점의 매장(2천4백여평)과 면적이 비슷한 다른 점포의 하루 매출은 평균 2억8천만원 정도다. 반면 부평점은 3억3천만원으로 5천만원 이상 많다.

박종두 점장은 "손님들이 식품매장에서 다른 매장으로 이동하기가 편해졌다는 반응이 많다" 고 말했다.

신세계 계열 E마트는 지난해 12월에 개점한 전주점부터 이른바 '섹션매장' 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백화점처럼 패션.가전 등 특정 상품들을 한데 모은 코너(섹션)를 만들고 매장 중간 중간에 계산대를 설치했다.

물건을 고른 직후 즉석에서 계산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 개점한 산본점과 대구 성서점.서울 가양점에도 섹션매장을 만들었다.

할인점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하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줄여주자는 아이디어다.

E마트 관계자는 "구매행태 조사결과 소비자들이 할인점을 생필품이나 식품뿐 아니라 가전.패션 등 특정 품목을 구매하는 장소로 여기고 있다" 며 "이런 변화에 맞추기 위해 섹션매장이란 컨셉트를 도입했다" 고 설명했다.

서울 목동 행복한세상은 구두매장을 숙녀복 매장(2층)과 신사복 매장(3층)으로 분산했다. 백화점 구두매장은 1층에 있어야 한다는 통념을 깼다. 구두를 의류와 함께 찾는 고객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원스톱 쇼핑' 매장으로 꾸민 것이다.

서정원 주임은 "1층에 구두매장이 없으니까 당황하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으나 요즘엔 반응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해 초 압구정점 패션관 3층 의류매장에 '엉뚱한' 매장을 하나 들여놓았다.
패션 캐릭터 문구점인 'moon9' 가 바로 그 것. 이 매장은 각종 노트.수첩.카드.달력.종이컵 등과 파일 박스.티슈 백 등 각종 생활소품을 갖춰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구매장은 백화점 생활문화 매장에 위치하기 마련인데 패션이란 테마로 묶어 매장을 배치한 것이다.

갤러리아 숙녀복 팀장 오원만 과장은 "패션감각을 강조한 문구류 제품을 의류매장에서 파니까 두 품목이 서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시너지 효과가 생기고 있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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