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떡 만들고 황톳길 걷고 … 도시를 떠나 자연을 벗 삼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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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시 농업기술센터가 특별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끈다. 도심과 멀지 않은 농촌에서 자연을 느끼게 하고 농산물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게 목적이다. 아이들은 밭에서 감자와 고구마를 캐고 봉숭아로 손톱을 물들여 한껏 멋을 부리기도 한다. 부모와 함께 전통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도 있다. 각 농업기술센터의 체험프로그램을 살펴보자.

조영민 기자

아산 어린이농촌사랑마을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가 오디를 따고 있다. [사진=아산시농업기술센터 제공]

어린이들에게 자연을 선물한다

14일 오후 아산외암민속마을. 장맛비가 오락가락한 궂은 날씨 속에 열너댓 명의 초등생들이 모여들었다. 아산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 중인 농촌마을 체험교육에 참가한 아이들이다. 이날 테마는 ‘자연의 선물’이다. 외암민속마을에는 농촌체험 강사가 고정 배치돼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얘들아 도시의 길을 걷는 것과는 무엇이 다르니.”

 “벌레들이 많고 풀 냄새가 나요.” “푹신푹신 하고 공기가 좋은 것 같아요.”

 정현숙(41·여) 강사의 물음에 아이들은 신난 듯 큰소리로 각자의 의견을 얘기한다. 길을 따라 걷던 아이들은 습지에서 개구리와 올챙이를 발견하고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했고, 산딸기를 따서 입에 물기도 했다. 지나가던 송충이를 보며 소리 지르며 신기해했고, 다리가 긴 징그러운 거미를 손위에 올려보기도 했다.

 백 년은 먹었음직한 느티나무에 다다랐을 때, 강사는 자연놀이를 진행했다. 느티나무 둘레를 손에 손을 이어 재보기도 하고, 자신들의 소원을 나무 밑에서 빌기도 했다. 내려오는 길에는 서로 손잡고 노래를 불렀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서둘러 체험을 끝내긴 했지만 아이들의 얼굴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행복 가득한 체험 일정

아산농업기술센터는 매달 아산지역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농촌사랑교실’ 을 진행한다. 신청을 원하는 학교나 단체는 언제든 농업기술센터로 문의(041-537-3810)하면 된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지역과 민속마을의 홍보를 위해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일정과 내용도 세부적이며 다양하게 구성했다.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프로그램에는 11회에 걸쳐 회당 40명씩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1회 교실에는 아산배방읍과 송악면에 걸쳐있는 강당골 마을을 방문한다. 이곳에서 강당골 무예를 관람하고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점심에는 마을 전통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2회 교실에는 누에와 뽕나무가 유명한 오돌개 마을을 찾아가 뽕떡 만들기, 황톳길 산책, 오돌개 비누 만들기 등을 실시한다.

 3회 교실은 표고버섯의 유명지 느티장승 마을을 찾아 다양한 생태교육을 받고 4~7회 교실에는 각각 배초로미·희안·산골·한두래마을 등을 찾아간다. 8회 교실부터는 4개의 농촌교육농장(콩이랑·노벨수목원·푸른초원·원골농촌교육농장)에서 체험이 이뤄진다. <표 참조>

우리 농산물 소중함 느낀다

천안시농업기술센터도 농촌체험관광을 상품화하고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농촌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천안에 거주하고 있는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신청할 수 있으며, 연령제한은 없다.

 이번 농촌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지난해 14차례에 615명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11월까지 15회에 걸쳐 600명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월별 운영계획으로는 ▶7월 옥수수 수확체험(26일, 29일) ▶9월 하늘그린 포도수확체험(5일), 오미자 수확체험(27일) ▶10월 하늘그린 배수확체험(6일), 하늘그린 표고버섯체험(21일) ▶11월 유기농치즈 만들기체험(10일), 발효음식체험(18일)이다. 모집인원은 행사 당일까지 선착순 40명이다. 신청은 농업기술센터 농촌지원과(041-521-2965)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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