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이것이 두뇌농구의 진수"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삼보 - SBS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벤치 싸움이 치열하다.

선수 기용과 공격루트 개발, 수비 변화 등에서 한두차례 작전 성공 여부가 승패를 가르는 전술 농구의 진수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SBS는 1차전에서 윤영필을, 2차전에서는 위성우를 기습적으로 투입해 삼보의 전열을 흔들면서 원정 2연승을 기록했다. 그러자 삼보는 3차전에서 벤치멤버 김승기를 선발 투입하는 강수로 1승을 되찾았다.

윤영필은 삼보에 '4번' (파워포워드)이 없는 약점을 간파한 김인건 감독의 1차전 승부수였다. 삼보는 허재를 마크맨으로 기용하는 무리수를 두었고 결국 1점차 역전패를 불렀다.

2차전에서 주포 김성철이 삼보 김승기에게 묶이자 SBS는 위성우를 기용해 돌파구를 찾았다. 삼보는 김성철이 부진하다고 믿고 위성우의 장거리포를 막기 위해 김승기를 붙인 것이 패착이 돼 또 역전패했다.

삼보는 3차전에서 수비로 승부를 걸기 위해 부상 중인 허재 대신 김승기를 기용했다. 김승기는 과감한 전진수비로 SBS의 퀸시 브루어(6득점). 홍사붕(2득점)을 철저히 막았고 덤으로 17득점이나 올렸다.

남은 경기에서도 용병술과 관련한 변수가 승부를 좌우할 공산이 크다. SBS는 김성철이 결장한 3차전에서 삼보에 공격루트를 봉쇄당했다. 4차전에서도 SBS의 공격이 살아나느냐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다.

삼보는 세차례 경기에서 SBS의 존프레스(지역압박수비)를 쉽게 깨뜨리지 못했다. 김승기의 득점력이 강하지 않으므로 삼보는 3차전처럼 쉽게 리드를 잡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양팀은 체력이 고갈됐고 쓸 수 있는 선수는 모두 기용했다. 승부는 누가 적시에 멤버를 교체해 유리한 매치업(상대선수에 맞춰 선수를 기용하는 일)을 만들고 실책을 줄이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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