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리그 승강제 2013년 도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프로축구연맹은 1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승부 조작과 관련한 후속 대책 및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2013년 승강제 시행’ ‘K-리그 운영방식 개편’ ‘신인선수 선발제도 조정’ ‘선수 복지제도 도입’ 등이 연맹이 내놓은 K-리그 회생 비책이다. 혁신적인 제도 개편은 물론 선수들이 검은돈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처우 개선과 프로선수 이후의 삶에도 초점을 맞췄다는 게 프로연맹의 설명이다. 정몽규 프로연맹 총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K-리그 토양과 환경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승강제는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각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진척 속도가 늦었다. 2014년에야 시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K-리그를 나락으로 몰아넣은 승부 조작 파문으로 인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안기헌 프로연맹 사무총장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 정몽규 프로연맹 총재 등이 큰 틀에서 승강제 조기 시행에 합의한 만큼 2013년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동시에 진행되던 정규리그와 컵대회는 분리된다. 두 대회가 병행되면서 각 구단은 컵대회를 등한시했다. 긴장감이 떨어진 컵대회는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결국 승부 조작의 온상으로 변했다. 내년부터는 리그컵을 먼저 치른 뒤 정규리그에 돌입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연맹은 승부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거짓말탐지기를 도입할 계획을 내놓았다. 안 사무총장은 “싱가포르 리그에서 거짓말탐지기를 도입해 상당히 효과를 봤다고 한다”며 “전문 인력을 고용해 운영하겠다. 정부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연맹은 이 밖에 향후 승부 조작이 발생할 경우 해당 팀에 리그 강등, 승점 감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 등의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상벌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연맹이 내놓은 대책과 개선안에는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게 축구계 안팎의 반응이다. 거짓말탐지기 도입은 선수 모두를 불신의 대상으로 간주한다는 인상을 줄 우려도 있다. 연맹이 너무 서둘러 대책과 개선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종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