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임원 5천만달러 버리고 인터넷 창업기업으로

중앙일보

입력

미국 대형 통신회사의 주력사업을 맡아온 임원이 5천만달러(한화 550억원) 이상의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앞두고 인터넷창업 기업으로 옮겨 월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 최대 장거리 전화회사인 AT&T에서 무선사업부의 사장을 맡아온 대니얼 헤세(46).
그는 9일 사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아직 웹사이트조차 열지 않은 인터넷 창업기업 테라빔 네트워크의 사장겸 최고경영자(CEO)로 옮겼다.

헤세는 내달로 예정된 무선사업부의 주식공개(IPO)를 불과 몇주 앞두고 회사를 떠남으로써 5천만달러 이상의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AT&T는 무선사업부 주식의 20%를 매각해 80억∼100억달러의 자금을 마련하는 미기업 사상 최대규모의 IPO를 내달 중에 실시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이는 작년에 이뤄진 택배업체 UPS의 54억달러 IPO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헤세를 영입한 테라빔 네트워크는 광섬유 대신 레이저 빔을 통해 음성과 자료를고속 전송하는 무선기술을 개발 중인 신생 기업으로 재일교포 손 마사요시(한국명:손정의)가 운영하는 소프트뱅크로부터 벤처자본을 유치할 정도로 밝은 전망을 갖고있기는 하나 성공 가능성이 아직은 미지수인 상태다.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있는 테라빔은 아직까지 간판조차 내걸지 않고 비밀리에 기술을 개발해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금주말의 컴퓨터 관련회의에서 닷컴업계에 처음으로 데뷔를 할 예정이다.

헤세는 테라빔 네트워크의 지분 4∼5% 정도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헤세가 23년간 몸담아온 AT&T를 떠나게 된 것은 작년 12월 자신이 일궈온 무선사업 분야의 모체인 AT&T 무선그룹의 CEO 자리가 자신이 아닌 엉뚱한 사람에게 돌아간데 대한 불만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가 CEO를 맡지 못하면서 회사를 떠날 것이란 소문이 지속돼 왔으며 AT&T측은 헤세를 붙잡기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유망기술을 가진 인터넷 기업에 쏠린그의 마음을 돌리는데는 실패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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