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상반기 펀드 평가] 국내는 압축형·중소형주 … 해외는 채권형 순항할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국내 증시가 긴 조정을 끝내고 서머 랠리에 시동을 걸면서 하반기 펀드 시장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5월 이후 펀드로 몰려드는 자금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이후 6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2조637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시장 분위기도 좋다. 자금 유입 지수대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한결 풀린 듯하다. 한국투자증권 박진환 WM컨설팅부서장은 “올해 국내 증시가 ‘전약후강’ 구도로 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성과가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 흐름은 상반기와 궤를 같이할 전망이다. 상반기에 강세를 보였던 압축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는 순항할 것으로 점쳐진다.

상반기에 나타난 펀드 실적의 차별화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시장을 주도했던 ‘자동차·화학·정유’가 아니더라도 주도주 쏠림 현상에 따른 펀드 간 ‘빈익빈 부익부’는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이익성장률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이익 감소세가 적은 주도주에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소형주 펀드도 꾸준한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가격부담이 커지면 종목 간 순환매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와 조선 등 대기업의 성장세가 중소기업으로 파급되는 것도 중소형주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부진을 면치 못했던 가치주 펀드의 경우 가격이 싸다는 점이 매력으로 부각되지만 기지개를 켜기에는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해외 펀드의 경우 상반기 자금이 몰렸던 해외 채권형 펀드가 여전히 유망할 전망이다. 고금리와 신흥국 통화 강세가 맞물리면서 신흥국 통화로 표시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과는 꾸준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진환 부서장은 “성장 속도가 빠른 아시아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며 채권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통화 강세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만큼 아시아 신흥국 채권형 펀드가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중국과 인도·인도네시아 펀드의 수익률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열 팀장은 “중국의 경우 2009년 9월부터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모습이지만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이 내리고 전략 비축유 방출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원자재 펀드의 매력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반등을 겨냥한 리츠 펀드 등이 대안 투자처로 적합할 것으로 꼽혔다. 현대증권 김용희 펀드리서치팀장은 “미국 등 선진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 전환하고 있다”며 “실물 경기가 살아나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차·화·정’ 고공행진 … 소수정예 강했다
▶[표]2011년 상반기 펀드 평가
▶“변동성 큰 장세, 계량 분석방법 주효”
▶“펀드 매니저에게 대폭 위임하니 고수익”
▶국내 주식형 펀드서 JP모간 훨훨 날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