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상반기 펀드 평가] “펀드 매니저에게 대폭 위임하니 고수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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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올 상반기 펀드 시장에선 삼성자산운용이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 주식형(자산규모 100억원 이상 기준)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형 펀드도 이 회사가 운용하는 펀드가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25%의 수익률로 상반기 1위에 오른 ‘삼성중소형FOCUS’를 비롯해 모두 4개의 삼성자산운용 펀드가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자산운용은 수탁액 33조1000억원(7월 3일 기준)으로 업계 최상위권 자산운용사다. 이렇게 덩치가 커지면 펀드든 운용사든 높은 수익률을 내기가 쉽지 않다. 삼성의 좋은 실적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석(57·사진)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운용조직을 통합한 덕을 봤다”고 말했다.

 -올 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좋아졌다. 이유는 무엇인가.

 “올해 초 운용부문의 조직을 개편했다. 주식·상장지수펀드(ETF)·퀀트·전략으로 나뉘어 있던 운용본부를 ‘에쿼티(Equity)총괄’ 산하로 통합해 운용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이렇게 하니 본부별 경쟁체제가 강화되면서 수익률이 좋아졌다. 예전엔 본부별로 따로 회의를 했는데 이제는 에쿼티 총괄 아래에 있는 모든 본부가 함께 회의하며 시너지 효과도 났다. 여기에 펀드매니저에게 자율적인 운용권을 대폭 위임한 게 수익률 개선에 큰 힘이 됐다.”

 -상반기에 ‘압축형 펀드’가 선전했다. 삼성도 포트폴리오를 압축해 성과가 뚜렷이 개선됐는데.

 “지난해와 올해 초 증권사의 자문형 랩 돌풍이 거셌다. 하지만 자문형 랩은 5~6개 극소수 종목에 투자해 위험이 큰 데다 최저 가입액이 너무 높아 일반투자자에겐 부담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5개 종목에 투자하는 압축형 펀드를 내놓았다. 기대대로 이 펀드는 주식형 펀드 중 줄곧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 중점을 두고 있는 상품은 무엇인가.

 “2월 ‘삼성스마트플랜실버펀드’ 시리즈를 출시해 월 지급식 상품의 인기를 주도했다. 은퇴시기는 빨라지고 노령화는 급속히 진전되는 시점에서 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펀드라고 판단하고 이 펀드에 대한 운용실적이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원자재·주식·채권·외환 등 다양한 투자상품이 있다. 이 가운데 향후 가장 투자가 유망한 분야는 어디라고 보나.

 “장기적으로 주식이 가장 유망할 것이다. 원자재·외환 등 모든 금융시장 변수를 투영해 나타나는 곳이 바로 주식시장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원자재나 채권 시장이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결국은 주식시장으로 수렴될 것이다.”

 -주요 공략 대상 고객층이 있나.

 “없다. 특정 타깃층을 정하기보다는 모든 투자자가 전 생애에 걸쳐 재무계획을 설계할 수 있는 펀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생각이다.”

 -하반기에는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

 “상반기에 어렵게 달성한 업계 1위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항상 1위를 할 수는 없지만 최상위권 수익률 유지를 목표로 할 것이다. 또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일본 최상위권 증권사인 니코코디알의 한국물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데 이어 올 2월 중국의 상재증권과 합자운용사를 중국 본토에 설립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김창규 기자

▶‘차·화·정’ 고공행진 … 소수정예 강했다
▶[표]2011년 상반기 펀드 평가
▶“변동성 큰 장세, 계량 분석방법 주효”
▶국내는 압축형·중소형주 … 해외는 채권형 순항할 듯
▶국내 주식형 펀드서 JP모간 훨훨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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