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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영어독서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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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독서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국가영어능력평가와 같은 공인인증시험에서 영어 말하기·쓰기 능력의 평가 비중이 한층 높아진 것이 한 원인이다. 회화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학생이라면 영어독서를 통해 읽기·쓰기·말하기 능력을 키우고 배경지식까지 풍부하게 쌓을 수 있다.

책 한 권으로 3~4권 읽은 효과

 4일 오전 10시 강남 대치동 한 어학원의 북클럽 수업 현장. 10여 명 아이들의 책상 위에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우리시대에(In Our Time)가 놓여있고 강사인 찰스 디 팀린이 책 발간 당시의 시대상황과 작가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Hemingway was born in Chicago(헤밍웨이는 시카고출신이다). Hemingway’s style is simple but so powerful(그의 필체는 간결하고 힘이 있었다). It’s from his former career as a journalist at Tronto Star(‘토론토 스타’지의 기자로 활동한 경력 덕분이다).”

 팀린은 헤밍웨이가 종군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에 맞서 싸우고 패배하는 인간의 모습을 문학으로 표현했다는 내용도 설명했다. 이처럼 책 한 권을 두고 내용 깊이 읽기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확대하는 게 북클럽 수업의 큰 특징이다.

 이다영(대전국제학교 8)양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 내용과 연관된 역사·예술 등도 깊이있게 배우게 된다”며 “회화 수업에서는 익힐 수 없었던 다양한 어휘와 표현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양은 이날 수업에서 전쟁의 영향으로 기술·과학·철학·예술 등이 변화한다는 사실도 배웠다.

 캐나다에 유학 중인 이상욱(어퍼 캐나다 컬리지 8)군도 “책을 읽어 얻는 것 이상의 것을 배운다”며 북클럽 수업을 만족해 했다. 예전에는 별 생각 없이 책을 읽고 ‘재미있다, 재미없다’로 끝났지만, 이제는 책 1권을 읽어도 머릿속에 책 3~4권을 읽은 정도의 지식이 쌓인다는 것이다. 이군은 “특히 오늘 배운 『우리시대에』는 학교 교과과정에 포함돼 있다”며 “선행학습을 한 셈이어서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책 통해 읽기·쓰기·말하기·듣기 익혀

 영어독서의 장점은 읽기·쓰기 능력을 기본으로 말하기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독해력을 키우고, 감상문을 쓰면서 작문 실력을 키운다. 책 내용에 대해 묻고 답하면 말하기·듣기에도 도움이 된다. 인문·사회·과학·예술·고전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 배경지식도 풍부해진다.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탑리딩 송미숙 원장은 “언어 실력은 학원 강의처럼 설명을 듣는다고 향상되는 게 아니다”라며 “아이들이 직접 읽고, 말하고, 쓰면서 스스로 익혀야 온전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책을 활용한 영어교육이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영어독서가 주목 받는 이유는 또 있다. 2000년대 초반 영어조기교육과 영어유치원 열풍으로 아이들의 회화실력은 부쩍 늘었지만 대화 내용을 풍부하게 해줄 만한 배경지식은 그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중앙일보 카플란어학원 다빈치교육센터 김윤혜 팀장은 “아이들이 말은 할 수 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해도 읽기·쓰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카플란어학원은 국제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했던 북클럽을 이번 여름방학 동안 국내학생을 대상으로 개설할 계획이다. 이윤주(43·서울 여의도동)씨는 최근 아들 한규상(서울 윤중중 3)군을 북클럽에 등록시켰다. 한군은 지난해까지 스페인에서 아메리칸 스쿨에 다녔다. 이씨는 영어회화를 능숙하게구사하는 한군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까 고민하다 북클럽을 선택했다. 토론과 말하기를 즐기는 한군 성향에 제격이라고 생각해서다. 이씨는 “책을 읽으면서 배경 지식을 쌓고, 읽기·쓰기 능력도 키울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Have you ever heard of Hemingway(헤밍웨이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 북클럽 강사와 아이들이 헤밍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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