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女경제인들 맹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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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국내 최대의 외국인 경제단체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의 태미 오버비 부회장. 1988년에 한국에 온 그는 1년마다 바뀌는 AMCHAM 회장과는 달리 95년부터 상근하고 있다.

한미 양국간 경제 현안을 조율하는 한편 국내에서 영업하는 6백여 미국 기업의 대소사를 챙긴다.
해마다 AMCHAM 간부와 미국에 건너가 한국 경제의 실상을 설명하고 투자유치 활동을 펼쳐왔다.

태미 부회장은 "예상 외로 한국이 외환위기에서 빠르게 탈출하는 등 저력이 대단하다는 점을 한국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고 말했다.

AMCHAM 산하 '전문여성위원회'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멜라니 빌링스 윤 이화여대 교수(국제학과)역시 미국인 여성으로 한미 기업인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윤교수는 전경련 산하 국제경영원과 국내 대기업에서 국제 비지니스 예절을 정기적으로 강의하는 등 국내 경제인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 정치과 조윤 1등 서기관이 남편이다.

98년부터 주한 캐나다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존 배런 회장도 대표적인 여성 외국인경제단체장. 배런 회장은 1백50여명에 이르는 주한 캐나다 경제인들을 대표해 한.캐나다간 민간 경협 업무를 주도하는 한편 서울시 외국인투자자문위원회(FIAC)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배런 회장은 캐나다에 본사를 둔 전산 아웃소싱 전문회사인 ISM-BC 서울 지사의 부사장이다.

주한 EU상공회의소(EUCCK)의 순옥 하이만 ETP팀장은 한국계로 두살 때 네덜란드에 입양됐다가 고국에 돌아왔다.

하이만 팀장은 주한 네덜란드대사관에서 영사 업무를 맡다 최근 EUCCK로 옮겼다.

올해부터 유럽 기업인을 초청해 6개월동안 국내 대학과 기업에서 한국어와 문화.비지니스 관련 교육을 시키는 'ETP 코리아'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주한 외국기업 사장 등 여성 대표들은 국내 마케팅 여건 등을 감안해 대부분 한국인 여성들이 맡고 있다.

미국계 청바지 회사인 리바이스 코리아의 박영미 사장은 미국 코넬대(영문학과) 출신으로 16년동안 다국적기업에서 일하다 98년 대표 이사로 취임했다.

박사장은 지난해 나라별 의상 디자인을 허락하지 않는 미국 본사를 설득해 한국인의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출시, 국내는 물론 대만에도 수출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96년부터 HSBC 서울지점 개인금융 대표로 일하는 김혜근 대표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에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대표는 그전에 근무했던 체이스맨하탄은행 서울지점에서도 첫 한국인 부지점장이었다.

김대표는 외국 기업에서는 드물게 업무나 개인적인 일에 대해 회사측에 의견을 내는 '제안 제도' 를 도입했다.

영국계 두발 관리회사인 스벤슨 코리아의 김숙자 사장은 98년 국내에 진출한 지 2년도 안돼 지점을 5곳으로 늘리고 4천5백여명의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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