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담·질투 … 피하지 말고 즐기세요” 젊은 직장여성에게 주는 튀는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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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여성은 나긋나긋하고 얌전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 분위기 때문에 직장에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할 말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주희(42·사진) 미국 ABC뉴스 서울지국장은 최근 『아름답게 욕망하라』(중앙북스)라는 책을 냈다. 외신기자 경험을 바탕으로 20~30대 여성에게 삶에 대해 조언하는 내용이다.

 책에는 눈길을 끄는 대목들이 곳곳에 보인다. ‘사회와 직장에서 지녀야 할 미덕이 있는데 험담이나 질투, 모함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누군가가 나에게 태클을 걸어오면 스트레스를 받기 전에 작은 게임을 시작했다고 여긴다’와 같은 표현들이다. 20대 초반에 ‘어른들의 강압적 권유’로 결혼해 2년 만에 끝난 결혼생활에 대해 ‘너무나도 버거운 굴레였다’고도 썼다.

 그는 8일 “직설적이고 튀는 표현에 거부감을 갖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은 하는 것이 더 낫다”며 “질투·모함을 즐기라는 것은 그런 일을 당했을 때 피하지 말고 맞서라는 의미로, 일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여성들이 분명히 자기 뜻을 밝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한국 사회가 직장여성을 ‘능력’이 아니라 ‘여자’로, 특히 20~30대 미혼의 경우 외모로 판단하고 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40대 이전에는 남성 취재원들이 ‘기자’보다 ‘여자’로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 불편할 때가 적지 않았다”며 “남성의 태도도 바뀌어야 하지만 부적절한 대우를 받았다는 생각이 들 땐 여성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자신이 몇 년 전 대통령 인터뷰 과정에서 미국 본사에서 온 ‘백인 남성’만 참석시키려는 청와대 비서진에게 강력히 항의해 인터뷰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조 지국장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을 마치고 미 조지타운대학에 유학해 국제정치학을 공부했고 아시아비즈니스뉴스(ABN) 등을 거쳐 1999년부터 ABC뉴스에서 일하고 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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