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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 40대 주부라도 효과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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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은 곧 여성이다. ‘여자가 되는’ 초경이 자궁에서 시작하고, ‘여성으로 완성’되는 폐경도 자궁에서 끝난다. 하지만 이런 중요성에 비해 대접은 소홀하다. 생리통을 당연한 증상으로 여기고,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자궁질환이 있으면 의사와 상담하기보다 인터넷을 뒤적거리기 일쑤다. 잘못된 지식으로 자궁질환을 치료하다 병을 키우는 사람도 많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에게 여성들이 가장 궁금해 할 자궁질환 관련 질문을 던졌다.

1 정상자궁.
2 자궁근종 자궁 안에 혹 같은 것이 생기는 것.
3 자궁내막증 자궁안에 있어야 할 조직이 골반이나 난소 등으로 흘러들어가 생기는 것.
4 자궁경부암 자궁 입구 부위에 암이 생긴다. HPV바이러스 감염이 원인. [일러스트=헬스웨이브]

Q 미혼이다. 산부인과 검사를 꼭 받아야 하나.

A 결혼 유무에 상관 없이 생리 시작부터 각종 자궁질환이 생길 수 있다. 중·고등 학생에게도 자궁내막증·자궁근종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자궁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골반 주변 통증이나 복부 팽만감·두통·피부질환이 생기고, 호르몬 이상으로 각종 내과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 치료할수록 자궁내막을 보존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를 받는다.

 보통 10대에는 복부 팽만감·과다 출혈·덩어리진 조직 배출 등이 있을 때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와 자궁세포 검사를 받는다.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자궁세포 검사 ,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으면 된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 폐경이 늦은 여성이라면 자궁내막암 위험이 높으므로 자궁내막 초음파와 조직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

Q 수술 않고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던데.

A 자궁근종은 제거하는 치료가 기본이다. 배를 가르거나, 복강경으로 수술하는데 최근에는 내시경으로 자궁을 보면서 근종을 떼내는 방법을 많이 쓴다. 자궁 안쪽을 보면서 근종을 떼내며, 동시에 자궁 내 다른 질환의 유무도 살펴볼 수 있다.

 비수술적인 방법도 있다. 에스트로겐 공급을 차단하는 주사를 쓰면 일시적으로 근종의 크기가 작아진다. 3~6개월마다 경과를 보면서 관찰한다. 최근에는 근종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찾아서 막는 자궁혈관색전술도 한다. 하지만 시술 후 근종이 다시 자라는 경우가 많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시술 받는 것이 좋다.

 자궁내막증은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특수 주사제를 투여해 일시적인 폐경 상태를 만들면 내막증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내막증 정도가 심하면 수술을 해야 한다. 레이저나 전기소작기로 자궁내막이 생긴 부위나 유착된 부위를 떼낸다.

 자궁경부암과 내막암은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 기본 치료다. 초기일 때는 레이저나 열로 자궁암 부위를 살짝 도려낸다. 하지만 3~4기 정도 진행됐을 땐 항암요법을 하면서 자궁과 주변 부위를 함께 적출한다.

Q 자궁경부암 백신을 주부가 맞아도 되나.

A 자궁경부암 백신은 암을 예방하는 유일한 약이다. 어릴 때 맞을수록 효과가 좋아 9~25세 여성에게는 98~100%, 45세까지는 90% 정도의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있다. 자궁경부암은 50대에 가장 많으므로 40대에서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 백신 중 ‘가다실’은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자궁 내 사마귀·질 암 등에도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서바릭스’는 주요 바이러스에 대한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백신 1회는 18만~20만원 사이이고 총 6개월에 걸쳐 3회 접종한다.

Q 자궁근종을 떼내지 않아도 되나. 불안하다.

A 대부분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굳이 떼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100명 중 1명꼴로 근종이 암으로 변한다. 따라서 3~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근종이 크거나, 모양이 이상하거나, 출혈을 유발시키는 종양일 경우 더욱 주의해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Q 자궁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은.

A 육류 위주의 식생활은 피한다. 동물성 지방이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메가3, 비타민A·C·E는 자궁내막증 예방에 도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페인이 없는 허브차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요가도 좋다. 골반의 혈류를 증가시켜 자궁 부위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 자궁질환을 예방한다.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면역체계를 억제해 내막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빨리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이 좋다.

 꽉 끼는 옷도 혈류의 흐름을 저해해 자궁질환 위험을 높인다. 자궁 부위에 따뜻한 온습포를 올려놓는 것도 자궁 혈류 개선에 도움이 된다.

글=배지영 기자, 일러스트=헬스웨이브
도움말=한양대병원 박문일 교수, 삼성서울병원 김병기 교수, 이대목동병원 주웅 교수(이상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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