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국 로펌 “세계 어디든 전화 한 통이면 분쟁 해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승필 교수

최철 교수

정소민 교수

영국 로펌들이 세계 법률시장을 주름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 로펌들을 취재한 결과 이들의 경쟁력은 철저히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DLA 파이퍼 마이클 김 변호사는 “우리는 24시간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 만일 고객이 새벽에 전화를 걸어오면 자다가도 받는다”고 말했다. 런던 대형 로펌에서 일하는 파트너급 변호사는 익명을 전제로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는데, 그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변호사로서 고객에 대한 태만”이라며 “고객은 우리의 왕”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방대한 규모의 법률지식 시스템이 고도의 전문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앨런 앤드 오버리의 경우 파트너 480여 명이 변호사를 적게는 7~8명, 많게는 10~20명씩 거느리고 일하는데, 팀마다 법률 자문 내용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PSL(Professional Supporting Lawyer·전문지원변호사)이 배치돼 있다. 이들 PSL이 작성한 자료들은 체계적으로 분류된 뒤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비슷한 거래 자문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유로화, 엔화, 변동금리, 고정금리 등 구체적인 거래 조건을 입력하면 바로 표준 계약서가 작성될 정도다. 또 금융·기업 등 분야별로 사내 대학을 운영하는 한편 거의 매일 점심·저녁 세미나를 열어 변호사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원스톱(One stop) 서비스다. 세계 어느 곳에 법률 분쟁이 있더라도 고객이 전화 한 통화만 걸면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것이다. 수십 개씩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는 글로벌 로펌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다. 만약 한 사건을 지역별·분야별로 나눠 10개 로펌에 맡긴다면 계산서를 10장 끊어야 하지만, 글로벌 로펌은 계산서 한 장으로 모든 비용을 처리할 수 있다.

런던=권석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