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 “다음엔 윔블던”이랬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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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리나가 지난 15일(한국시간) 영국 이스트번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토너먼트 테니스대회에서 힘차게 공을 쳐내고 있다. [중앙포토]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이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막했다. “다음은 윔블던 우승”이라고 했던 ‘중국 특급’ 리나(29·세계랭킹 4위)에게 윔블던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리나는 이달 초 끝난 프랑스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했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서 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었다. 리나는 올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1월 호주오픈 준우승에 이어 6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했고, 윔블던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리나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중국 테니스 시장을 등에 업고 새로운 수퍼 스타로 떠올랐다. AP통신은 리나의 프랑스오픈 우승 장면을 중국 내에서만 1억160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스포츠 매니지먼트사 IMG의 맥스 아이젠버드 부대표는 프랑스오픈 직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리나의 우승은 테니스계의 단비와도 같다. 중국은 정말 특별한 시장”이라고 했다.

 몸값도 치솟았다. 리나는 최근 롤렉스, 메르세데스 벤츠 등과 후원 계약을 했다. 중국의 경제지 중궈정취안왕은 리나의 몸값이 2억 위안(약 330억원)까지 올라갔고 이는 류샹(육상), 야오밍(농구) 등의 중국 남자 스포츠 스타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20일 “많은 사람이 리나가 윔블던 초반에 쉽게 탈락하진 않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나는 대회 공식 인터뷰에서 “부담이 되지만 난 그게 좋다.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여유 있게 말했다.

 리나는 인터뷰 때마다 능숙한 유머를 섞어 말한다. 그는 “프랑스오픈이 끝나고 중국에 있는 엄마가 ‘언제 오느냐’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윔블던이 끝나고 간다니까 갑자기 답이 없더라. 윔블던이 얼마나 큰 대회인지 모르는 모양이다”고 농담했다.

 리나는 이번 대회 3번 시드를 받았다. 지난해와 2006년에 8강에 오른 게 윔블던 최고 성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 여자부 단식에서 리나를 비롯해 부상에서 돌아온 세리나 윌리엄스(미국·26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6위), 톱랭커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1위) 등이 ‘춘추전국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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