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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이블레 獨 기민당수 사임

중앙일보

입력

[베를린 = 연합]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기민당 당수는 16일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쇼이블레 당수는 이날 오후 2시 35분(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4월 열리는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당수직에 재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다음주에 선출될 예정인 기민-기사당 원내의장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쇼이블레는 오는 4월 전당대회에서 새 당수가 선출될 때까지는 당수직에 머물러 있게 된다.

그는 회견에서 "기민당은 현재 사상 최대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인물을 교체하는 것이 당을 재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자신이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당수직과 원내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임 압력을 받아온 쇼이블레 당수가 마침내 사임함으로써 기민당 비자금 스캔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 94년 군수업체 티센의 무기중개상 칼하인츠 슈라이버로부터 10만마르크(6천만원)
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바 있는 쇼이블레 당수는 당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은 인물에게 당을 맡길 수 밖에 없어 사퇴를 결심한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날 하원이 기민당에 대해 불법정치 자금 수수에 대한 제재 조치로 4천100만마르크(약 240억원)
의 벌금을 부과하고 앞으로도 추가로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당 재정이 파산 위기에 봉착한 것도 쇼이블레의 사퇴 결심을 앞당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쇼이블레의 당수직 후임으로는 베른하르트 포겔 투티링겐주 주총리와 안겔라 메르켈 사무총장이 거론되고 있으며 원내의장직에는 당내 신진세력을 대표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44)
부당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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