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 만한 체험학습장 ④ 스위트 팩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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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흰 열매가 여러분이 좋아하는 초콜릿의 원료 카카오 열매예요.” 모형 카카오나무 아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가공 과정을 보여주는 장치를 지나자 가공된 카카오가 네모난 틀에 담겨 지나가는 컨베이어 벨트 앞에 이르렀다. “와, 초콜릿이다!” 아이들이 탄성을 질렀다. 과자의 제조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이곳은 롯데제과가 무료로 운영하는 과자박물관 ‘스위트 팩토리’다. 3일, 네 번째 가볼만한 체험학습장으로 이곳을 찾았다.

 어린이들은 ‘체험형 인터랙티브박물관’을 표방하는 스위트 팩토리에서 껌과 초콜릿, 과자, 아이스크림 제조과정을 차례로 경험할 수 있다. ‘마가렛트’와 ‘카스타드’ 쿠키를 모형 화덕에 달린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면서 가상으로 과자를 구워볼 수 있는 코너는 반응이 가장 좋다.

 터치스크린에 빈 그릇과 밀가루, 우유와 달걀 그림이 등장했다. 우유와 밀가루를 손가락으로 눌러 그릇에 부었다. 달걀을 눌렀더니 달걀이 반죽 그릇 위로 날아와 ‘톡’ 하고 깨졌다. 한 사람씩 차례로 화면에 손을 대고 원 모양을 그리며 재료와 밀가루를 섞었다. 다시 한 번 화면을 터치하니 반죽이틀에 부어지더니 팬에 담겨 ‘두둥실’ 날아올라 오븐 속으로 들어갔다. 미션으로 주어진 화덕에 달린 모형 풀무를 펌프질하자 화면 속 오븐에 비로소 불이 들어왔다.

 이어 박물관 가이드가 스크린이 달린 화덕을 열자 실제 과자‘마가렛트’와 ‘카스타드’가 팬에 가득 담겨있었다. “우와”하는 소리와 함께 어린이들은 박수를 쳤다. “과자 굽기가 제일 재밌었다”는 김대영(7·서울 송파구 가락동)군은 “진짜 내가 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자녀 권하윤(6)준현(5)남매를 데리고 온 이경현(34주부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돌아 볼 수 있었다”며 “화면으로 만든 과자를 시식도 할 수 있어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교육 효과도 좋다. 동작 인식 기능이 있는 스크린에 커다란 사람의 치아가 등장했다. 충치의 원인인 ‘뮤탄스균’이 화면을 뛰어 다니며 어떻게 이를 썩게 만드는지 보여줬다. 화면에 나타난 거대한 칫솔이 천천히 움직이며 올바른 양치 방법도 안내했다. 어린이들은 스크린을 문지르며 칫솔을 움직여 양치질을 연습했다. 배운 내용을 토대로 OX 퀴즈도 진행됐다. “뮤탄스균은 충치를 생기게하는 나쁜 균이다. 맞으면 ‘O’ 틀리면 ‘X’위에 서주세요.” 잠시 생각하던 어린이들은 이내 ‘O’가 그려진 바닥 위로 우르르 몰려갔다. “딩동댕, 정답입니다.”

 “달지만 충치 예방 효과가 있는 자일리톨은 자작나무에서 채취해요. 껌의 원료인 치클은 사포딜라 나무에서 채취하지요.” 설명을 들은 어린이들은 자작나무와 사포딜라 나무를 만져보고, 자일리톨과 치클이 담긴 통에 손을 넣어보기도 했다. 딸 조은서(5)양과 함께 온 최명희(36·주부·서울 구로구 구로동)씨는 “무심코 바구니에 담는 과자와 껌의 원료를 알게 돼 유익했다”고 말했다. 관람은 매시 정각에 시작되며 평일은 하루 6회(오전 10·11시, 오후 2·3·4·5시), 토요일은 하루 4회(오전 10·11시, 낮 12시, 오후 1시) 진행된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하며 1회당 30명으로 관람객 수를 제한한다. 매월 1일 오전 11시부터 다음달 예약이 시작된다. 지난해 3월 23일 문을 연 스위트 팩토리는 지난달 25일까지 누적 관람객이 5만 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가 좋아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수도권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에서 가깝다.

[사진설명] 과자박물관 스위트 팩토리를 찾은 어린이가 손을 움직여 올바른 양치법을 연습하고 있다. 손의 움직임을 따라 화면 속 칫솔이 움직인다.

<설승은 기자 lunatic@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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