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켄 그피리 Jr, 그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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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시애틀 매리너스 간판선수이자 AL을 대표하는 강타자였던 켄 그리피 쥬니어(30)가 구단에 트레이드를 공식 요청한지 약100일만에 드디어 바라던 신시네티 레즈의 선수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현역 최고 타자중 한명인 그리피를 얻게된 레즈구단과 신시네티 시민들은 기쁨과 올시즌에 대한 기대로 한껏 고조되어 있으며 반대로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를 잃게된 매리너스 구단과 시애틀 시민들은 그 상실의 슬픔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97년 마크 맥과이어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갈때도 그리고 98년 마이크 피아자가 LA 다저스에서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되었을 때도 이번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었다.

그리피 그는 어떤 선수이길레 한 도시를 웃게도 하고 울리게도 하는가?

<어려서부터 특별했던 그리피>

1969년 팬실베니아의 도노라에서 태어난 그는 곧 오하이오의 신시네티로 이사하게 되어 그곳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게 된다.

유명한 프로야구선수였던 아버지 켄 그리피 시니어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야구를 접하게 되었던 쥬니어는 유소년 팀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고교에 진학해서도 그는 항상 특출난 선수였다. 고3때 그는 4할7푼8리의 타율을 기록 인콰이어러지의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모엘러 고교시절 코치이자 배리 라킨, 버디 벨등 빅리그 스타들을 배출했던 마이크 캐머론씨는 신시네티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고교시절때의 라킨등 다른 선수들의 수준과 그리피의 그것은 비교도 안될 정도였다."라며 그가 가르쳤던 선수들중 그리피가 단연 최고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당시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스카우터들이 모두 그를 보러왔었다. 그러다 갑자기 드래프트 지명순위 4,5위 이내에 들지 못했던 구단의 스카우터들은 그 모습을 감추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그리피를 지명할 수 있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라며 그시절 그리피가 이미 고교와 대학을 망라하여 아마야구 최고 수준에 올라 있었음을 증언했다.

17세의 나이에 당시 스카우터들에 의해 이미 메이저리그 평균수준 이상의 파이브 툴(정교함, 파워, 스피드, 어깨, 수비)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리피는 결국 1987년 6월 드래프트에서 전체지명 1순위로 매리너스의 지명을 받게 되었다.

<엘리트중의 엘리트>

1987 루키리그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그리피는 1988년 싱글A와 더블A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1989년 매리너스 스프링 캠프에 초청선수자격으로 참가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그는 26경기에 출전 타율 3할5푼9리, 홈런 2개 타점 21개를 기록하는 뛰어난 활약으로 일약 빅리그 개막전 주전선수 명단에 들게 되었다.

짧았던 마이너리그 생활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다음 단계에 금방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빅리그에서의 루키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게 된다.

그는 빅리그 첫타석에서 당시 최고 투수중 한명이었던 데이브 스튜어트를 맞아 2루타를 기록했으며 홈경기 첫타석에서는 초구 홈런을 치는등 그 데뷔도 순조로웠다. 시즌중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만 당하지 않았더라도 신인상을 수상할 수 있었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했다. 그해 그는 127경기에서 2할6푼4리의 타율에 16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그 다음해인 1990년은 그에게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그는 더욱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며 생애 처음으로 AL 올스타로 뽑히는 영광을 얻게 된다. 그는 팬투표에서 이백십만표를 얻어 당대 최고 타자였던 호세 칸세코에 이어 당당 2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는 또한 골드 글러브까지 수상하는데 이것은 자니 벤치 이후 최연소에 해당하는 기록 이었다. 그리고 9월 15일 그는 아버지 시니어의 홈런에 이어 거의 같은 위치에 홈런을 때려내어 메이저리그 최초로 랑데뷰 홈런을 기록하는 부자가 되기도 했다.

그후로 10년간 그리피는 숱한 기록을 남기며 메이저리그 엘리트중의 엘리트로서 그 자리매김을 해왔다.

▶10년 연속 AL 올스타 선정(1990-99)
▶10년 연속 골드 글러브 수상(1990-99)
▶실버 슬러거 7회 수상
▶현역으로서 베이스볼 올센츄리(All-Century)팀에 선정
▶8경기 연속 홈런(1993, ML 타이 기록)
▶3년 연속 AL 홈런왕(1997-99)
▶ML 역사상 13번째 만장일치 시즌 MVP 선정(1997)
▶최연소 350홈런 달성(1998)
▶ML 역사상 40홈런 이상을 6회 이상 기록한 네번째 선수가 됨(1999)
▶11년 통산 : 타율 2할9푼9리, 홈런 398개, 타점 1152개, 도루 167개

행크 아론의 통산 홈런기록(755개)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그리피. 아버지 시니어의 배번 30번을 물려받게된
그가 라킨, 샨 케이시등과 함께 과거 '빅 레드머신'이 이끌었던
레즈의 전성기를 다시 부활시킬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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