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1초 정전에 7,700억 날아가

중앙일보

입력

1초 정전(停電)에 7천7백억원의 손실-. 홍콩 증시가 새해 벽두부터 큰 낭패를 당했다.

'춘절(春節.설날)' 이후 첫 증시거래일인 8일 오후 3시6분26초에 돌연 정전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정전은 단 1초에 불과했지만 그 결과는 엄청났다.

컴퓨터의 증시 관련 각종 소프트웨어의 작동이 멈추고, 시스템 고장이 연쇄적으로 맞물리면서 증시 전체가 20분 동안 완전 마비상태에 빠졌다.

거래 단말기는 오작동되거나 아예 다운됐다. 이 때문에 법정 거래시간인 오후 4시 이후까지 거래가 이어졌다.

증권거래소인 연합교역소측은 오후 4시 이후 체결된 거래를 무효로 처리하겠다고 밝혀 이에 따른 소송과 분규가 잇따를 전망이다.

정전사고는 고압 케이블의 고장이 원인이었다. 정전시 즉시 비상전원을 공급하는 설비가 갖춰져 있지만 불행하게도 작동되지 않았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날 1초간의 정전으로 최소 14억홍콩달러(약 2천1백억원)에서 최대 50억홍콩달러(약 7천5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거래가 제때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야기된 수많은 미실현 이익까지 감안한 액수다.

금융의 중심지 홍콩증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게 더욱 뼈아픈 손실로 지적됐다.

쉬야오화(徐耀華)연합교역소 총재는 9일 "비상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이유를 조사 중"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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