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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공부에 맛들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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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경제 15면

중앙일보는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몰라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을 대학생 멘토들과 연결해 줘 학습법을 배우고 진로도 상담할 수 있도록 하는 공부의 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졌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지면을 통해 종종 들을 수 있다.

 공부를 게을리하던 사람이 열심히 하게 된 것을 두고 ‘공부에 맛들렸다’라고 하면 바른 표현일까? 이 경우는 ‘들이다’를 써서 ‘공부에 맛 들였다’라고 해야 한다. “요즘 와서 소설에 재미 들린 동생”도 마찬가지 경우로 “요즘 와서 소설에 재미 들인 동생”이라고 해야 한다.

 ‘들이다’는 ‘버릇 등이 몸에 배다’란 뜻을 가진 ‘들다’의 사동사다. “나는 일찍 일어나는 버릇이 들었다”와 “나는 일찍 일어나는 버릇을 들였다” 두 예문을 살펴보면 ‘들다’와 ‘들이다’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전자는 그런 습관이 몸에 뱄다는 것이고 후자는 그런 습관을 몸에 배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편 ‘들리다’는 “그 원숭이는 눈 속을 헤매다가 폐렴에 걸렸다”처럼 ‘병에 걸리다’란 의미로 쓰이거나 “귀신 들린 여자가 예수를 찾아와 구원을 요청했다”에서처럼 ‘귀신이나 넋 따위가 덮치다’란 의미를 나타낸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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