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첫 여성 총재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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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크리스틴 라가르드(55·사진) 프랑스 재무장관이 25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라가르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IMF 총재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유럽 전체를 대표하는 단일 후보다. 그가 IMF 총재로 선출되면 최초의 여성 총재가 된다.

 주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라가르드의 출마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도 라가르드 지지를 선언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IMF 총재가 성폭행 사건으로 사임한 뒤 세계 각국은 후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신흥국이 각축 중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터키·멕시코·중국 등 신흥국들이 유럽의 IMF 총재직 독식을 비판하며 제각기 자국 출신 후보를 밀고 있다.

 하지만 IMF 최대 지분(17.4%)을 가진 미국이 총재 인선을 서두르는 데다 신흥국 단일 후보가 나오지 않으며 표가 분산돼 라가르드가 유리해졌다. 총재 선임은 IMF 집행이사회의 주요 결정에 해당돼 IMF 지분의 85% 이상을 얻어야 한다. 유럽이 담합하면 15% 이상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표 대결까지 가더라도 신흥국이 이기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라가르드에게 총재를 양보하되 사무국 고위직엔 신흥국 출신을 더 많이 등용하는 타협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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