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의 공간, 시간의 연못' 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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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서부터 늘어뜨려진 자잘한 형광빛 실로 만들어진 '빛의 공간' . 그 사이로 전자음악의 불규칙한 음향이 드문드문 들어선다. 불협화음같은 분절음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관람객들은 천천히 이 공간을 산책한다.

작품과 관객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없애고 '체험으로서의 예술' 을 표방한 전시다. 30일부터 서울 동숭동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0의 공간, 시간의 연못' 이다.

이 전시는 미술회관이 참신한 전시기획자 발굴을 위해 올해 처음 마련한 큐레이토리얼 프로그램(기획공모전) 수상작이기도 하다. 설치미술가 김태곤(34) 씨와 작곡가 문상준(34) 씨가 함께 꾸몄다.

김씨는 지난해 모란 조각대상을 수상하고 제3회 광주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되는 등 미술계의 떠오르는 유망주. 86학번 동기인 문씨는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원을 졸업하고 91년 중앙음악콩쿠르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신예다.

김씨는 "실로 연출하는 '0의 공간' 은 인간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이완된 공간을 의미한다. 6대의 스피커에서 울리는 디지털 음악은 시작과 끝이라는 시간의 흐름과 관계없이 순환하며 이 공간에 침투하게 된다" 고 설명했다.

전시기간 중 매일 오후7시30분부터 약 30분간 바이올린과 비올라 연주가 마련됐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전시시간도 오후 1시~8시로 조정했다. 입장료 무료. 2월8일까지. 인터넷 전시도 병행해 음악도 미리 들어 볼 수 있다. (http://mypage.channeli.net/stormtree) 02-760-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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