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게 줬는데…” ‘애물단지’ 전락한 혼수용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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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용품 일부는 안 쓰고 방치해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혼수용품비로 지불하는 돈은 약 3000만원.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결혼비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10월 기준 평균 2936만원을 쓰고 있다. 가전제품, 가구, 그릇, 예단, 예물을 주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의 혼수용품을 제대로 활용하는 신혼가정이 드물다.

네이버 육아카페 ‘맘스홀릭베이비(http://cafe.naver.com/imsanbu)’의 30대 이상 여성회원들이 말하는 '애물단지' 혼수용품은 다음과 같다.

▶ 홈시어터, 침대

신혼 부부들은 영화뿐만 아니라 스포츠, 드라마, 음악프로그램 등을 생생하게 즐기고 싶어 홈시어터를 구입한다. 가격대는 30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성능에 따라 다양하다. ‘호호아줌마6’ 회원은 “아기가 잡고 흔들어대서 위험천만… 없애고 싶은데 집이 좁아 놓아둘 곳이 마땅치 않다 “ 고 말했다.
필수 혼수품인 침대는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까지 한다. 침대 역시 아기가 생기면 장식용이 된다. ‘sasuny’ 회원은 “남편은 침대가 불편하다고 바닥서 자고, 나도 애기 낳고부터 애랑 바닥생활 하게 됐다. 침대를 산지 1년도 안 돼 해체해서 베란다에 놓아뒀다” 고 밝혔다.

▶ 에스프레소 머신, 음식물 처리기

바리스타가 타준 커피처럼 깊은 맛을 느끼고자 산 에스프레소 머신. 평균 30만원 넘게 한다. 3년 전 구입했다는 ‘소연맘00’ 회원은 “머신 청소하는 것도 귀찮고 원두 사 놓는 것도 번거로워 방치해두고 있다“ 고 말했다.
음식물처리기는 관리 및 청결 유지가 더 번거롭다. 평균 가격은 30만~50만원. ‘지나’ 회원은 “ 매일 음식물 수거도 되고 씻기 귀찮아서 창고에 넣어뒀다” 고 밝혔다.

▶ 로봇청소기, 3DTV

평균 40만~50만원대인 로봇청소기는 가사노동을 줄이고 싶어 구입한다. ‘dlstjd1201’회원은 “직접 청소하는 게 맘 편하다. 로봇청소기는 속 시원하게 청소하는 맛이 없다”고 말했다. 로봇청소기를 사용한 뒤 청소를 다시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3DTV는 영화관처럼 생동감 있게 TV를 보고 싶어 구입한다. 약 30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3D 전용 콘텐트가 부족하고, 일반 영상을 3D로 전환해서 볼 때 입체감이 떨어져 불만족해한다.

▶ 한복, 예복

한복과 예복은 각각 30만~40만원 정도 한다. ‘아이렌’ 회원은 “한복을 세 번 정도 입었는데 2~3년 지나니까 구닥다리가 돼 장롱 안에서 썩어가고 있다” 고 말했다. 필요할 때 대여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비싸게 구입한 예복도 몇 년 지나고 나면 유행이 지나 못 입게 된다.

명지대학교 양성례 대학생 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의 산학협력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내용이 중앙일보 온라인편집국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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