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생선 섭취량 30년간 2배로…어업 생산량은 29%밖에 안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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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인이 점점 생선을 많이 먹는다. 3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15일 통계청 ‘농어업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54.9㎏. 1980년의 27㎏과 비교하면 두 배로 늘었다. 섭취량은 크게 느는데 어업 생산량 증가 속도는 이를 못 따라잡고 있다. 지난해 어업 생산량은 311만2000t. 80년(241만t)보다 29.1% 늘었을 뿐이다. 특히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어획 자원이 고갈되고 어장이 축소돼서다. 지난해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모두 113만4000t. 80년(137만2000t)보다 17% 정도 줄었다.

 잡히는 생선도 달라졌다. 해수온 상승 때문이다. 80년대엔 쥐치·멸치·갈치·명태가 많이 잡혔지만 지난해는 온수성 어종인 멸치·오징어·고등어 등의 어획량이 증가했다. 특히 찬 물에서 많이 사는 명태는 동해안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다시피 줄었다.


 원양 어업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원양어업 회사들이 해외 어장을 적극 개발하며 90년대 초까지는 생산이 늘었지만 94년 유엔해양법이 발효되며 어장이 축소됐다. 원양 어업 생산량은 2010년 59만2000t으로 전성기였던 90년(91만9000t)과 비교하면 3분의 1 정도 줄었다. 80년대엔 명태·황다랑어·가자미류를 많이 잡아 왔지만 최근엔 가다랑어·오징어류 등을 많이 잡아오고 있다.

 그나마 얕은 바다 양식을 통한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양식 기술이 발달하고 양식 품종이 다양해져서다. 특히 고급 어류의 양식이 눈에 띄게 늘었다. 90년대까지는 가격이 저렴한 김·미역·홍합·굴·바지락 등이 주된 양식 대상이었다. 90년대 들어 넙치·우럭·참돔 등이 양식 어종에 들기 시작했다. 2000년대엔 전복 양식 기술이 개발되며 어가 소득에 기여했다. 천해 양식 생산량은 지난해 135만5000t으로 연근해어업 생산량을 20% 가까이 앞섰다. 80년만 해도 54만1000t에 불과했다.

 전체 어업 생산 금액은 지난해 7조4257억원으로 80년(9431억원)과 비교하면 780.8% 늘었다. 어류 가격이 오른 데다 양식 어종이 고급화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수산물 자급률은 매년 감소세다. 섭취량은 느는데 어업 생산량이 이를 못 따라잡기 때문이다. 빈자리를 수입 생선이 채우는 것이다. 2008년 국내 수산물 자급률은 78.5%. 80년(138%)과 비교하면 6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자연히 수입 증가세도 폭발적이다. 지난해 한국의 어류 수입액은 34억6000만 달러. 80년(4000만 달러)보다 924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 증가율은 136.6%에 불과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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