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스승의 날이 있을까? 있다. 그러나 날짜는 다르다. 매년 9월 5일로 북한에선 교육절이라 불린다. 대북매체 데일리NK가 15일 북한의 교육절 풍습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는 술 한 병과 집에서 만든 음식 등을 싸들고 교사 집을 찾는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학생들이 일정액을 모아 교사 선물을 준비하는 풍습이 생겨났다.
각 학교 육성회 대표 격인 학부모가 알림장을 돌려 돈을 모아 맛내기(미원), 쌀, 옷감 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국경을 통해 중국제 밀수품이 대거 들어와 선물의 규모가 점차 커졌다. 2006년 탈북한 김 모(40)씨는 “집안 형편이 여의치 않아 선물을 하기 힘들어 보관하고 있던 양복 한 벌을 보냈더니 교원이 ‘시기가 지난 양복으로 뭘 하겠는가’라며 돌려보내 섭섭했다”고 말했다.
일부 고위 당ㆍ군 간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선 촌지의 수준이 일반 학교와 다르다. 학부모가 전기 밥가마(밥솥), 녹음기, 경대(화장대) 등 고가품을 교원에게 건넨다. 중학교 교원이었던 탈북자 전일복(46)씨는 “작게는 양복 한 벌, 크게는 냉장고도 선물하는데 나는 녹음기를 받은 기억이 난다”며 “교원끼리도 어떤 선물을 받았는지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북한 교원들이 점차 노골적으로 고가의 촌지를 요구하고 있다. 2008년 탈북한 신 모(40)씨는 “부모의 성의를 무시하고 고가의 선물만을 원하는 교원들이 얄미웠지만 자식을 위해 어쩔 수 없어 돈을 보냈었다”고 말했다. 교원은 북한 당국의 배급제 대상에 속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10여 년 전부터 식량 공급이 끊긴 상태로 알려졌다. 공무원인 이들은 수업 일수를 채워야 하기 때문에 시장에 나가 장사를 할 수도 없다. 이 매체는 “교원도 먹고 살기 위해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챙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