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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사세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18호 10면

비가 며칠 동안 하염없이 내렸습니다. 여름비 신고식치고는 강했습니다. 줄기차게 내리는 축복(?) 속에 어버이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악양청년회’ 친구들은 여름비가 얄미웠을 겁니다. 하나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비가 오면 행사 진행은 힘들지만 어르신들이 일손을 쉬어 행사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답니다. 준비하는 입장에서야 많이들 오시면 보람차니, 오늘 비는 고마운 비입니다.

PHOTO ESSAY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할머니·할아버지가 많이 오셨네.” 고생하는 청년회 친구들한테 인사를 건넸습니다. “예! 자리를 400개나 준비했는데 훨씬 더 오셨어요. 한 500명은 될 듯합니다.” 자랑스레 인사를 받습니다. “65세 이하는 명함도 못 내밀어요.” “65세 이상 어르신만 해도 1200명이 넘어요.” “이 좋은 일은 언제부터 했어?” “어~ 2006년요.” “그전에는 노인회에서 자기 돈 내고 자기 밥상을 차린 거죠.” “2006년에 청년회장이 나서서 시작했죠.” 표정도, 말품도 힘이 가득합니다. 칭찬받을 만합니다. 이번 비에 풀과 나무들이 더욱 푸르러지듯 이번 행사에 할머니·할아버지 마음도 더욱 푸르러지길 기원합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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