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브라운의 뷰티 다이어리] 당신의 나눔, 누군가에게 기적이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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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브라운
‘바비브라운’ 창업자

봄과 함께 사랑이 찾아오는 걸까. 미국은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 날’이다. 그런데 한국은 5월 전체가 ‘가정의 달’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운 달을 사랑으로 가득 찬 달로 만들 생각을 했는지 한국인들의 따뜻함에 감동받았다. 내게도 한 해 중 가장 행복하고 따뜻한 달이 있다. 바로 바비 브라운이 사랑을 실천하는 ‘드레스 포 석세스(Dress for Success)’가 열리는 달이다. 올해는 그 사랑의 전달이 4월에 있었다.

 ‘드레스 포 석세스’는 1997년 뉴욕시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어려움에 처한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여성들에게 전문적인 복식과 커리어 교육을 담당하는 세계적 단체다. 나는 이 단체의 오랜 후원자이며, 바비 브라운 브랜드는 매년 이 단체와 함께 여성들을 위한 기부행사를 열고 있다. 이번 행사가 내게 더 뜻 깊었던 건 나와 모린 케이스(바비 브라운 브랜드 사장)가 공동의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책임을 맡은 것이다.

 ‘더 많이 줄수록 더 많이 되돌려 받는다’는 믿음 아래 뉴욕의 첼시 피어에 마련된 기금 마련 갈라 행사에는 정치·언론·자선·패션·예술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주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경매를 통해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도 함께했는데, 여기서 내가 디자인한 지중해의 푸른 빛깔을 띤 스카프가 42달러에 판매됐다. 전액 기부됐음은 물론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무려 총 175만 달러(약 18억8000만원)를 모금했다. 역대 최고의 신기록이다. 이날 모인 기부금은 내년까지 여성이 가정과 직장에서 성공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일에 사용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나, 정말 가슴 설레고 기쁘지 않은가.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드레스 포 석세스’ 기금 마련 행사에 참석한 모린 케이스 바비브라운 사장. 바비 브라운, 앨 로커 미 NBC방송 앵커, 데보라 로버츠 미 ABC방송 앵커(왼쪽부터).

 내가 ‘드레스 포 석세스’와 인연이 된 건 우연한 기회였다. 한 오찬자리에서 창립자인 낸시 루블린을 만난 것이다. 그녀가 ‘드레스 포 석세스’를 시작한 건 거창한 목표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다만 많은 여성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자신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고. 그녀는 가난한 여성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려 하지만 막상 면접 때 입을 정장이 없어 못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이 나눔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나 역시 바비 브라운 브랜드를 통해 많은 여성이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 일하는 엄마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길 바랐기 때문이다.

 나는 ‘드레스 포 석세스’ 프로그램으로 성공한 한 여성에게 감동 받아 그녀에게 함께 일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그녀는 내 제안을 받아들였고 현재 바비 브라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어떤 사람보다도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실제로 그녀는 ‘드레스 포 석세스’의 도움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멋진 여성으로 거듭났다. 그녀는 말했다. 자신이 ‘드레스 포 석세스’를 만나게 된 건 일하고 싶다는 열정이 만들어낸 행운 같다고. 행운이라니. 내가 시작했던 나눔이 어떤 여성들에게는 행운 혹은 기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후 나와 바비 브라운 브랜드는 더 큰 마음으로 ‘드레스 포 석세스’에 참여하고 있다. 내가 여성으로서 다른 여성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 그것보다 좋은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사람들은 내게 종종 묻는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 남을 돕는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고. 우리 직원들에게도 항상 말하는 거지만, 남을 위해 봉사하고 후원하는 일이 결국 내 삶의 균형을 지키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있다면, 우선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나눔이나 봉사도 평소 관심이 있는 분야여야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소 아동 봉사 쪽에 관심이 있었다면 세이브더칠드런이나 유니세프 같은 아동복지단체에 가입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그 단체에 집중한다면 선택한 단체에 속한 사람들을 진정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나눔의 열정은 아무리 나눠도 채워진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독자 여러분도 나눔을 통해 사랑 가득한 5월을 보내시길 바란다.

바비 브라운‘바비브라운’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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