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 파워 … 세계탁구 4강 오른 19세 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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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김민석(앞)과 정영식. [로테르담 로이터=뉴시스]

한국 탁구에 신선한 ‘10대 반란’이 일어났다.

 19세 동갑내기 김민석(한국인삼공사·세계랭킹 35위)-정영식(대우증권·63위) 조는 13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복식 8강에서 찬 가즈히로-마쓰다이라 겐지(일본) 조를 4-1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김민석-정영식 조는 공동 3위에게 주어지는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 탁구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복식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김택수-오상은(동메달) 조 이후 8년 만이다.

 남자대표팀 막내들로 구성된 둘의 조합이 신선하다. 대개 복식조는 노련한 선배와 패기 넘치는 후배의 조합이 많은데, 김민석과 정영식은 중학교 시절부터 ‘탁구 신동’으로 주목받았던 라이벌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중국을 넘을 수 있는 틈새 종목이 바로 복식이다. 중국이 단식에 비해 복식에서는 빈틈이 있기 때문에 복식조를 잘 키우면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석-정영식 조는 아직 국제무대에서 정보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신(新)무기’다.

 둘은 기술적으로 서로를 보완하는 최적의 궁합이다. 정영식은 기술이 세계 정상급이지만 파워가 약하다. 반면 김민석은 스피드와 파워를 앞세운 공격이 좋지만 리시브 등 수비와 연결력이 단점이다.

 현정화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정영식이 움직이면서 찬스를 만들어내면 김민석이 승부를 결정 지을 수 있는 파워풀한 플레이를 하는 조합”이라고 칭찬했다. 현 전무는 “겁 없이 덤벼들다가 지는 경기도 종종 있는데, 탁구를 즐기면서 하는 게 우리 세대와는 다른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 준결승에서 왕하오-장지커(중국) 조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졌다. 경험 부족이 패인이었다. 이번에도 준결승 상대가 중국 선수다. 14일 오후 5시부터 열리는 준결승에서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마룽-쉬신 조와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 복식에만 출전한 정영식은 “복식에 목숨 걸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좀 더 올라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상은(한국인삼공사·11위)과 유승민(삼성생명·13위)은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각각 마룽(6위), 왕하오(1위·이상 중국)에게 져서 탈락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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