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퀵서비스' 코즈모.com의 조셉 박

중앙일보

입력

한국인이 미국에서 코즈모 닷컴(KOZMO.COM)이라는 인터넷 ''퀵서비스''회사를 창업해 전자상거래의 새 지평을 열고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1시간내 배달''이라는 아이디어 하나로 또하나의 벤처창업 성공신화를 꿈꾸고 있는 조셉 박(28)은 20일(현지시간) 전미 아시아계 미국인 전문직협회(NAAAP) 초청 강연회에서 월가의 주목을 받고있는 코즈모 닷컴의 설립 경위와 경험을 털어놨다.

인터넷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자전거로 배달하는 코즈모 닷컴은 원시적 운송수단인 자전거와 최첨단 통신수단인 인터넷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사업특성 때문에 이미 뉴욕타임스와 포브스지(지) 등에 여러차례 소개된 바 있다.

박씨가 운영하고 있는 코즈모 닷컴은 이제 단순한 화제거리를 넘어 아마존 닷컴(AMAZON.COM)이나 소프트뱅크 등으로 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아 현재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는 유망 인터넷 기업의 반열에 올라있다.

뉴욕대에서 언론학과 경제학을 공부한 뒤 굴지의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서 연봉 10만달러의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던 박씨가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지난 97년 7월께.

당시 인터넷 서점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아마존 닷컴에서 책을 구입하면서 느낀 불편이 계기가 됐다. 인터넷을 통해 책을 구입하는 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책을 받아보기까지 짧아도 이틀, 길면 5∼6일씩 걸리는데다 배달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 그의 사업적 모험심을 자극했다.

그때까지도 인터넷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처럼 컴퓨터 천재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앞을 가로막았으나 포천지에 소개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닷컴 회장의 기사를 읽고 자신도 인터넷 사업에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됐다.

그는 사업 아이디어에 동감한 대학동창 강용(28)씨를 동업자로 뉴욕의 맨해튼에 방 한 칸 짜리 아파트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박씨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모험을 한다고 만류하는 부모를 설득하는 일도 어려웠지만 아이디어 하나만 믿고 자금을 대줄 벤처 투자가를 찾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창업당시를 회고했다.

이미 인터넷 기업 창업바람이 시작된 때였기 때문에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미래의 기업가''들이 벤처투자가를 찾아 장사진을 쳤다.

벤처캐피털 ''플래티론''을 찾아갔을 때는 길게 줄을 선 끝에 상담자를 만나기는 했으나 사업설명 시간을 2초 밖에 줄 수 없다고 해 설명을 커녕 말한마디 못하고 나오기도 했다.

그 플래티론이 작년 10월에 오크인 베스트먼트와 함께 코즈모 닷컴에 2천 8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자했으니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된 사업이 이제는 투자가들로부터 인정받고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셈이다. 이는 신속배달 서비스가 고객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게된 뒤의 일로 그전까지는 자금난이 가장 큰 난제였다.

현재 뉴욕과 시애틀,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 5개 도시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코즈모 닷컴은 올 연말까지 30개 도시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는 등 무서운 속도로 확장할 전망이다.

박씨는 "인터넷 사업은 쉽게 보이지만 99%는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면서 "벤처기업의 요건만 갖춰 상장한 뒤 주식을 팔아 30대에 은퇴한다는 생각을 가진 벤처기업가는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