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안정환이 중국 선수에 맞다니…" 네티즌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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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팀의 간판공격수 안정환이 중국 원정경기 도중 중국 선수들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내 네티즌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에서 활약중인 안정환은 지난 11일 중국 산둥성 지난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 산둥 루넝과의 경기 도중 의도적으로 보이는 중국측의 시간끌기에 항의하다가 중국 선수가 휘두른 주먹에 얼굴 부위를 가격당해 입술이 터지는 폭행을 당했다. 안정환이 폭행당한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국내 네티즌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당시 상황을 종합해보면, 요코하마가 1-2로 지고 있던 후반 상황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은 중국 선수가 경기장 한 구석에서 오랫동안 누워있었고, 진행요원 4명이 들 것을 들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 중국 선수를 들 것에 실은 진행요원들이 천천히 걸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안정환이 항의하자, 진행요원 중 한 명이 안정환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이에 격분한 안정환이 항의하러 진행요원에게 다가가자, 순식간에 중국 선수들이 몰려들어 안정환 주위를 에워쌌고, 그 중 한 선수가 주먹으로 안정환의 안면을 가격했다. 폭행당한 안정환은 얼굴을 감싸쥐고 운동장에 쓰러졌다. 요코하마는 이날 1-2로 역전패를 당해 탈락했다. 동영상을 통해 안정환이 중국 선수들에게 폭행당한 소식을 뒤늦게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정당한 항의에 심한 욕설과 폭행을 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고 있는 팀의 선수가 '시간 끌기'라는 비신사적 행위에 항의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인데, 진행요원이 항의하는 선수에게 욕설을 퍼붓고, 선수들까지 나서 폭행을 가하는 것은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전 중국과의 평가전 도중 황선홍 선수가 부상을 입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뛰지 못한 점, ▶2000년 중국에서 열린 국가대표 한.중 전에서 일부 한국 서포터들이 흥분한 중국 관중들에게 폭행을 당한 점,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팀의 4강 진출을 '심판 매수와 주최측의 농간'이라며 중국 언론이 깎아내린 점 등을 상기시키는 등 축구에서의 중국과의 악연을 부각시키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글을 올린 'kgibo'는 "중국 선수들에게 복수하는 방법은 우리가 중국축구(국가대표팀이든 클럽팀이든)를 5대0 정도로 이겨 버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jiheon77'은 "대회 진행요원이 저런 식으로 선수의 신경을 건드리는 일이 어딨나. 중국은 정말 축구 후진국이다"라며 분개했다. 'doogy106'은 "중국축구는 기본적으로 상식을 모르고 야만적이고 저질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다. 중국에서 올림픽이 성공하기는 글렀다. 빨리 다른 도시를 알아보는게 좋을 듯 하다"는 글을 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동료선수가 폭행을 당했는데도 일본 요코하마 선수들은 소극적인 대응을 했다'며 '최고조에 달한 중국내에서의 반일감정을 고려해 몸을 사린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내놓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인 주심이 폭행을 가한 중국 선수에게 아무런 제재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인 심판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간끌기에 항의하는 것은 감독의 일로, 굳이 안정환이 나서지 않아도 되는데 안정환이 경기에 몰입한 나머지 다소 흥분한 것 같다"며 "대표선수인 안정환도 적당히 몸을 사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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