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혁명] 中-직장도 제품도 인터넷 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오전5시 기상. 자사 제품인 스마트폰 ''NP 1000'' 에 저장된 20여개의 메세지 확인. 오전 7시. 출근하는 차 안에서 자사 포털사이트인 myAladdin.com을 통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날씨.주요 신문기사 검색.주식정보 등 확인. 교통체증이 빚어지면 도로정보망에 연결해 막히지 않는 길을 파악. 지갑에 현금이 부족할 땐 가까운 현금자동출납기 위치까지 확인.

오전8시 회사 도착. 업무보고 및 현장 확인. 오전과 오후는 주로 관계회사로 출장. 상사의 지시는 스마트폰으로 수령해 처리. 생산부서 지시사항도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 오후6시 퇴근. 차 안에서 가족과 함께 볼 영화정보 검색. 관련회사 주가 동향과 경영정보 확인. 내일자 주요 신문기사 점검하고 이어 날씨정보 확인-. ''

음성 및 데이터전송 단말기(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미국 네오포인트사의 키에 체웅 생산담당 국장에게 들은 그의 하루일과다.

이쯤 되면 그의 사무실은 캘리포니아주 라졸라에 있는 네오포인트 본사가 아니다. 그는 "미국내 어느 곳이든 내가 있는 곳이 바로 사무실" 이라고 했다.

무선단말기 기술은 직장의 공간적 개념을 바꿔놓고 있다. 회사라는 고정적 인 공간이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 것이다.

미국 서부 마운틴 뷰에 위치한 ''핸드 스프링'' 사에서 최근 출시한 팜탑(포켓PC) ''바이저'' 는 웹사이트 접속이 가능한 전자수첩과 음악을 듣기 위한 MP3 플레이어, 그리고 게임기가 복합된 초소형 무선 컴퓨터다.

지난해말 출시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려나가 정작 개발자인 제프 호킨스 박사의 딸들도 한달 이상을 기다린 뒤 제품을 살 수 있었다.

무선단말기가 비단 상업적 목적만이 아니라 시공을 초월한 취미생활의 동반자로까지 바짝 다가서고 있는 실례다.

국제통신연합(ITU) 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무선단말기 사용자는 전인구의 30%선인 9천만명에 이른다. 이중 절반 이상은 기능의 차이는 있지만 무선단말기를 통해 업무처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동계 가전박람회(CES2000) 의 마이크로소프트(MS) 사 부스. 입구엔 ''가정과 길거리의 거리(Home & On-The-Go Avenue) '' 라는 캐치 프레이즈가 붙어 있었다.

가정의 모든 전자제품을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 업무로 바쁘게 돌아다니면서도 가정일을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야심의 표현이다.

부스의 홍보담당 직원 스코트 크리스토퍼가 팜탑을 집어들고 듣고싶은 음악을 선택하자 침실의 TV로 음악이 다운로드됐다. 읽고싶은 책(전자책) 을 선택하자 그 내용이 컴퓨터 모니터에 바로 떴다. 세탁기가 켜지고 꺼지는 것도 모두 팜탑을 통해 이뤄졌다.

CES2000에 참여한 3천여업체 중 절반 이상이 무선인터넷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엠씨아이 월드와이드는 유무선 통신기능을 갖춘 멀티미디어 단말기인 ''아이스 박스'' 를, 파나소닉은 차량에 부착하는 다목적 멀티미디어를, ''쓰리콤'' 은 전자상거래 전문 팜탑을 선보였다.

CES2000 개막연설에서 빌 게이츠 회장은 "가까운 시일안에 가정 자체가 컴퓨터 시스템과 같아질 것" 이라며 "MS는 가전제품 네트워크에 큰 관심을 갖고있다" 고 말했다.

가전제품 모두에는 인터넷 주소(IP) 가 부여되는데, 이는 외부에서도 무선인터넷 접속으로 작동이 가능하게 된다는 뜻이다.

"결국 인터넷 사업은 무선 IP 네트워크를 누가 먼저 구축하느냐로 결판날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 박람회장에서 만난 인터넷 네트워크 장비제작사인 노르텔 전략마케팅 부사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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