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왜 1년 계약인가

중앙일보

입력

'동상이몽(同床異夢)'.

박찬호의 연봉협상이 타결된 19일(한국시간)은 당초 양측이 연봉조정을 위한 희망액수를 서로에게 제시하기로 한 날. 그러나 3자(조정위원)의 개입이 양측 모두에 큰 득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

이번 합의는 박찬호나 다저스 구단 모두 1년계약을 희망해 표면적으로는 서로의 구상이 일치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면의 노림수는 정반대다.

박찬호는 지금 다년계약을 맺으면 내년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할 기회를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성적(13승11패.방어율 5.23)이 신통치 못했던 박은 지금은 다년계약을 맺더라도 원하는 만큼의 고액연봉을 받기 힘든 상태. 올시즌 화끈한 성적을 내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다시 협상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비해 다저스 구단으로서는 박이 지난해 별로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지 못했는데 굳이 다년계약을 해 시세(?)보다 웃돈을 얹어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박찬호가 시즌 막판 '20승 투수' 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한해 더 지켜본 뒤 진짜 가능성이 있다면 그때 거액을 줘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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