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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해외주식 투자 … 직접 할까 자문형랩 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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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세계 시장을 휩쓰는 애플, 또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둔 프라다에 투자할 방법은 없을까. 이들 주식을 편입한 해외 펀드가 있긴 하다. 하지만 펀드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투자자는 직접 투자의 길을 찾게 마련이다. 연초 이후 미국(8.24%)과 독일(8.87%) 등 선진국 증시의 탄력이 돋보이자 해외 우량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주식 직접 투자액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해외주식 직접투자액은 2008년 47억7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25억3000만 달러로 162% 늘었다. 올 1분기 투자액만 27억4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개인투자자가 직접 종목을 정해 개별적으로 투자하거나 올 들어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해외 자문형 랩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자신이 직접 종목을 골라 투자하려면 먼저 증권사 또는 증권사와 제휴한 은행에 해외 주식거래 신청을 해야 한다.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삼성증권·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10여 개 증권사다. 거래가 가능한 국가는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신한금융투자가 25개국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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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마다 거래 방식도 다르다. 미국·홍콩·중국 등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국내 주식처럼 온라인 매매가 가능한 경우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의 경우 전화 주문만 받기도 한다. 미국처럼 시차가 있는 경우에는 실시간 거래를 위해 야간데스크도 운영하고 있다. 수수료도 거래하는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증권사별로 거래 주식 수나 거래 액수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만큼 투자 유형에 따라 가장 유리한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해외 주식 거래를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거래 국가의 통화를 계좌에 넣어야 하지만 원화를 넣은 뒤 증권사에 요청하면 환전도 해준다.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종목을 손수 골라잡는 손맛이 즐거움이다. 하지만 쓴맛을 볼 위험은 스스로 떠안아야 한다.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조지연 과장은 “투자 대상 기업이나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고 시차 등으로 인해 시장의 급박한 변화에 대처하기도 어렵다”며 “증권사 등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최근 주목받는 투자 방식이 해외 자문형 랩 상품이다. 국내 자문형 랩처럼 자문사가 추천한 10~20개 종목을 선택해 증권사가 운용한다. 종목은 해당 국가나 지역의 운용 노하우를 가진 운용사나 자문사의 조언을 받는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비해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한다. 최근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해 투자하는 랩 상품도 등장했다.

 금융 소득이 많은 고액자산가의 경우 해외 펀드에 비해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해외 자문형 랩 상품에 관심이 더 많다. 해외 펀드 투자자 중 금융 소득이 연간 4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펀드 투자 수익에 대해 최대 38.5%의 종합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랩의 경우 직접투자에 해당되는 만큼 투자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주민세 포함 22%)만 내면 된다. 해외주식을 사고팔아 1년간 생긴 이익이 250만원 이하면 세금을 내지 않는다.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한 금액에 대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개별 직접 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외 투자에 따르는 가장 큰 위험은 환율 변동이다. 미국은 미국 달러, 홍콩은 홍콩 달러, 일본은 엔 등으로 거래된다. 그만큼 거래 통화의 환율 변동에 따라 환차손이나 환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 펀드와 달리 환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 투자로 얻은 수익을 환율 변동 때문에 다 까먹을 수도 있는 것이다.

 거래 제도와 시차 때문에 매매가 성사된 뒤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이 국가마다 다른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미국 증시의 경우 거래가 이뤄진 4영업일 뒤에 주식이나 돈이 들어온다. 홍콩은 2거래일 뒤에 주식과 돈이 입금된다. 거래 중간에 현지 휴일 등이 끼면 결제일이 늦어지는 만큼 주식이나 돈이 들어오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을 사고 파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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