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구조조정작업 지지부진

중앙일보

입력

쌍방울의 퇴출과 SK의 창단으로 가닥이 잡혔던 프로야구의 구조조정작업이 더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손길승 SK 그룹회장으로부터 프로야구 참여의사를 확인한지 열흘이 넘었지만 이런 저런 소문만 무성할 뿐 쌍방울 처리 및 신생팀 창단과 관련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SK 창단의 전제 조건이 되는 쌍방울 퇴출문제는 벽에 부딪친 상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연말부터 쌍방울을 강제퇴출시키겠다고 3차례나 엄포를 놓았지만 막상 ㈜쌍방울 개발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엉거주춤 주저앉고말았다.

급기야 지난 12일 KBO 이사회에서는 강제퇴출 대신 선수단 포기를 종용하기로 우회책을 마련했으나 이마저 쌍방울이 가타부타 말이 없자 하염없이 기다리는 실정이다. 쌍방울의 퇴출이 지연되는 가운데도 문화관광부와 KBO는 SK가 올시즌 프로야구에 뛰어들 것으로 확신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SK는 팀 창단과 관련해 일체의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SK 주변에선 프로야구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마저 나오고 있다. 이노종 SK그룹 홍보실장은 "팀 창단을 검토중이지만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다"며"만약 프로야구에 뛰어들더라도 올 해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SK의 이같은 태도가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연막전술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쫓기는 입장은 KBO이고 SK로선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KBO는 쌍방울 대신 SK를 영입해 새 천년 프로야구를 새 판으로 짜겠다는 장미빛 희망에 부풀었지만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져 10년 전 수준인 7개 구단으로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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