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파워] (상) 외국의 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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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네티즌의 힘을 본격적으로 과시한 사례는 1995년의 블루리본 운동. 미 정부가 공공 통신망에 저속한 정보를 올릴 경우 처벌할 수 있게 ''정보통신 품위조항'' 을 만들자 네티즌이 ''사이버 시위'' 에 나섰다.

네티즌들은 수만개의 웹사이트에 ''온라인 표현 자유'' 를 상징하는 블루리본의 그래픽을 올렸다.
야후.라이코스 등 유명 검색 엔진들도 동참, 48시간 동안 배경 화면을 까맣게 꾸몄다.

이들은 미 연방법원에 헌법 소원도 제기했다.
결국 1996년 1월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은 이 법안에 위헌판결을 내려 네티즌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이들의 파워를 인정했다.

일본에선 지난해 9월 한 네티즌이 거대 기업인 도시바를 굴복시킨 사건이 벌어졌다.
비디오가 고장나 수리를 요청했다가 도시바 직원에게 폭언을 당한 네티즌은 곧바로 이 내용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놀랍게도 조회수가 무려 1천만건에 이르는 등 네티즌의 폭발적 반향이 일어났다.
마침내 도시바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네티즌이 여론형성에 적극 개입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네티즌 파워는 선진국 뿐 아니라 시민들의 민주화 열기가 거센 동남아 등 제3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들 정부들은 사이버 공간을 이용해 반체제 운동을 펼치는 네티즌들을 막기 위해 고심하지만 해외 서버까지 동원하는 이들에게 속수무책인 상태다.

현재 ''평화와 핵에 대해 생각하는 모임'' ''일본 전쟁책임 자료센터'' 같이 네티즌들은 인권.환경.여성 등 다양한 분야의 범지구촌 차원에서 목소리를 결집해 국제사회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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