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스포츠카가 몰려온다 … 질주본능이 깨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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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카마로

GM 콜벳

범블비. 2007년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매끈하게 잘빠진 스포츠카로 변신하던 로봇이다. 범블비의 원형은 GM의 카마로다. 카마로는 한국과 인연이 많다. 예리한 선을 살리며 만화 같은 요소를 적절히 결합한 카마로의 디자인은 한국인의 손에서 탄생했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자동차 디자이너 이상엽(41)씨 작품이다. 이 차가 시장에 출시되는 과정도 재미있다. 이씨의 작품은 2006년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컨셉트카로 출품됐는데 당시 미국인들로부터 ‘핫 쿠페’라며 예상 밖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씨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2002년 카마로가 단종된 뒤 모터쇼에서 현대적으로 재탄생하자 중년의 미국인들 중에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GM이 수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양산 결정을 내린 것도 이런 폭발적인 반응 때문이었다.

 한국인의 손에서 빚어진 카마로가 한국땅을 밟는다.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며 전략 상품으로 들여오는 것이다. 원래 카마로는 GM이 포드의 머스탱과 경쟁하기 위해 만든 차다. 그래서 이 차의 DNA에는 질주 본능이 꿈틀거린다. 혈통이 스포츠카다. 카마로의 상륙과 때를 맞춰 국내 자동차 시장에 스포츠카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카마로와 함께 GM에서 수입하는 콜벳은 대표적인 미국 스포츠카다. 가격이 수억원이 넘는 고가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마세라티·벤틀리도 앞다퉈 신차를 출시한다. 국산차로는 현대차의 벨로스터가 질주 본능을 자극하고 있다. 물론 수입 스포츠카에 비해 급은 떨어지지만 어느 정도 달리기의 재미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성보다는 안정감 위주로 차량을 고르는 보수적인 국내 소비자에게 다양한 스포츠카가 비슷한 시기에 소개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국내 스포츠카 시장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자동차 팬 입장에선 보는 것만으로도 분명 즐거운 일이다.

 다시 카마로다. 이르면 이달 중 시판되는 이 차엔 V6, 3.6L 직분사 엔진이 달렸다. 최대 출력은 312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5.9초가 걸린다고 한국GM은 설명했다. 파워가 넉넉한데도 연비는 9.1㎞/L를 기록했다. 6단 자동 변속기와 4륜 독립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가격은 4700만원, 범블비 패키지가 추가된 노란색 카마로는 4800만원.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비콜로레

람보르기니는 가야르도 라인업의 스페셜 모델, 가야르도 LP560-4 비콜로레를 22일 출시했다. 이탈리아어인 비콜로레(Bicolore)는 영어로 바이컬러(Bicolor), 우리말로 두 가지 색이란 의미다. 내외장을 두 가지 색으로 디자인해 스타일과 개성을 중시하는 수퍼카 팬을 겨냥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차의 V10, 5.2L 엔진에선 560마력, 55.06㎏·m의 강력한 힘이 나온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의 가속 시간은 3.7초, 최고 속도는 시속 325㎞라고 한다. 가격은 3억5000만원.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스포츠

마세라티는 올해 하반기 그란카브리오 스포츠를 출시할 예정이다. V8, 4.7L 엔진에서 450마력, 52㎏·m의 파워를 낸다. 이 차는 4인승 컨버터블로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됐다. 국내 판매 예상가는 2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벤틀리는 27일 신형 컨티넨탈 GT를 선보인다. 이전 디자인과 비교해 헤드램프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심는 등 더 세심하게 다듬었다. 고성능·럭셔리 이미지를 함께 만족시키려 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차는 V12, 6.0L 트윈터보 엔진을 달아 575마력에 최고 318㎞로 달릴 수 있다. 가격은 2억9100만원.

 현대차 벨로스터도 스포츠 드라이빙을 꿈꾸는 젊은 고객층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차체 강성이 단단해 달리는 재미를 준다는 전문가들 평가가 있다. 플랫폼 등을 함께 쓰는 아반떼와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가격은 1940만~2095만원.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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