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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펀드·예금·랩어카운트 순으로 투자하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15호 24면

30~40대 직장인에게 1억원은 큰돈이다. 금융권에선 부동산을 뺀 금융자산이 1억원 이상인 계층을 ‘대중 부유층(Mass-Affluent)’이라고 부르며 주시한다. 이들은 노력 여하에 따라 10년 후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VIP 고객인 ‘고액자산가’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 직장인 1억원 투자법 … 은행·증권사 PB 20인 인터뷰

중앙SUNDAY는 국내 5개 시중은행과 6개 증권사의 자산관리 전문가인 프라이빗뱅커(PB) 20명을 전화 또는 서면으로 인터뷰해 ‘직장인 1억원 투자법’에 대한 포트폴리오(자산배분 모형)를 구성했다. 은행과 증권사의 PB 10명씩에게 물었다. 예금·채권·주식 직접투자·펀드·랩어카운트·원자재 등을 투자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참여한 PB들은 현시점에서 1억원을 투자할 경우 예금·CMA·채권 등 안전자산과 주식형펀드·랩어카운트·기업어음(CP)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3대 7로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이들이 예상하는 1년 평균수익률은 11.5%였다. 신한은행 최재운 잠실센터 팀장은 “정해진 급여를 받는 직장인은 고정 수익을 내는 안전자산의 비중을 일정 부분 유지한 상태에서 공격 성향의 주식 관련 상품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금액별로 살펴보면 위험자산 중 대표적인 간접투자 대상인 펀드(2725만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 박승호 방배센터 팀장은 “리스크 관리와 전문성을 고려하면 펀드만 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펀드 중에는 응답자의 75%가 국내 주식형펀드를 선호했다.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라는 의견(50%)이 많았지만 그동안 많이 못 오른 중소형주(25%)에 투자할 때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녹색성장펀드(10%)를 추천하는 의견도 있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랩어카운트(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도 2200만원으로 비중이 높았다. 랩어카운트는 주가 등락에 따라 그때그때 탄력적으로 현금 비중을 늘리거나 줄이기 때문에 증시가 상승세일 때 특히 효과적이란 평가다.

주식 직접투자 금액은 875만원으로 적었다. 우리투자증권 류정아 강남1센터 부장은 “직장인은 시간이 없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 매몰되고 매매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고 말했다. 주식 직접투자보다는 원자재에 더 많이 투자(950만원)할 것을 권했다. 금·은 등 원자재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 펀드 등을 이용해 분할 매수할 만하다는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예금 및 CMA 비중은 2350만원으로 펀드에 이어 둘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장기예금을 추천하는 전문가는 전체의 20%에 그쳤다. 이자가 낮아 메리트가 적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50%는 6개월 내 단기예금이나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CMA를 활용하라고 권했다. 삼성증권 한은경 SNI강남파이낸스센터 팀장은 “말 그대로 비상금 차원에서 단기예금이나 CMA에 넣어 두라”고 말했다. 예금을 투자 대상으로 추천하지 않는 의견도 20%나 됐다.

같은 안전자산이라도 채권은 700만원으로 비중이 가장 낮았다. 올해 기준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전망 속에 국내 채권값이 점점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외 채권은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는 평가다. 국민은행 박승호 방배센터 팀장은 “채권형펀드를 통해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 국채에 투자하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의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PB 펀드, 증권PB 랩어카운트 추천
은행 PB와 증권사 PB의 포트폴리오는 사뭇 달랐다. 안정 성향의 투자자는 은행 PB, 공격 성향의 투자자는 증권사 PB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일 만하다. 은행 PB는 펀드 3100만원, 예금 2700만원, 랩어카운트 1600만원 순으로 투자를 권했다. 반면 증권사 PB는 랩어카운트(2800만원) 비중을 가장 높인 가운데 펀드 2350만원, 예금 2000만원 순으로 추천했다.

은행 PB 중에서는 예금에 돈을 넣을 때 6개월 이상 장기예금을 선택하라는 의견이 40%나 됐지만 증권사 PB 중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펀드와 관련해선 은행 PB의 80%, 증권사 PB의 70%가 국내 주식형펀드를 추천해 비슷한 의견을 나타냈다.

가장 유망한 투자상품으로는 전체 인터뷰 대상 PB 중 25%가 주가지수연동예금(ELS)을 추천했다. 은행 PB와 증권사 PB 모두 ELS를 선호했다. 원금보장형 ELS를 선택할 경우 주식시장 상승률을 미리 예상해 상한선을 정해 놓고 일정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소위 ‘되는 종목’에만 투자하는 압축펀드(17.5%)와 자문형랩(15%)에 대한 선호도 높았다. 삼성증권 유태우 영업부 PB팀장은 “자문형랩은 아직 최소 가입금액이 5000만원 수준으로 제한된 상품이 많다. 직장인은 적은 돈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압축펀드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문형랩에 대해 우리투자증권 서성혁 강남3센터 부장은 “전문가가 운영하기 때문에 증시 호황기엔 가장 매력 있다”고 말했다. 압축펀드 형태로 주식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다 목표수익을 달성하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바꾸는 목표 전환형펀드를 꼽은 의견이 10%였다.

위험 상품으로는 40%가 최근 건설사들이 주로 발행해 왔던 기업어음·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꼽았다. 우리은행 박승안 강남센터 팀장은 “CP는 멀쩡해 보이다가도 갑자기 자금 회수에 들어가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의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검찰수사 대상이 된 주식워런트증권(ELW)에 대해서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들은 ELW의 복잡한 구조를 알기 힘든 데다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기관에 비해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증시 유망 업종으로는 자동차(32.5%)·화학(17.5%) 등 주도 업종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전통적 인기 업종인 정보기술(IT)과 금리 상승 수혜 업종인 은행업도 각각 22.5%, 10%가 유망 업종으로 꼽아 높은 편이었다.

한국투자증권 조재홍 강남센터장은 “직장인이 1억원으로 돈을 벌려면 자신만의 원칙하에 좁은 길을 가야 한다. 다른 사람 수익률을 부러워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하나은행 김현규 삼성역골드클럽 팀장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반드시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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