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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높다고? 대형ㆍ고급 오피스는 잘 나가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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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국내 오피스 시장은 호황이었다. 공실률이 자연 방생 공실률(5% 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수요는 느는 데 공급이 뒤따르지 못했던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오피스 개발 붐이 일었다. 여의도ㆍ광화문ㆍ강남 등지에서 초고층 오피스 개발 사업이 닻을 올렸다.

그러나 2008년 예기치 못했던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국내 오피스 공실률은 치솟기 시작했다. 2008년 이전 3~4% 수준이던 공실률은 지난해 7~8%까지 뛰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말부터 대형 오피스 빌딩 입주가 본격화 됐다. 개발 붐을 타고 닻을 올렸던 곳들이 입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신규 입주 대형 오피스 빌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임차인을 못 구해 공실률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그런데 요즘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쑥 들어갔다.

첨단•고급화로 수요 공략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가을 준공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 첫 오피스타워인 원IFC의 선임대율은 60%를 넘어섰다.

개발시행사인 AIG코리아부동산개발은 올 가을 완공 전까지 임대가 100%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월 준공 예정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 역시 선임대률이 이미 5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빌딩 역시 연말까지는 100% 임대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하반기 준공 이후 입주율이 20% 정도에 머물던 을지로 센터원은 최근 임대율이 70%를 넘어섰다. 센터원과 비슷한 시기 준공한 을지로 페럼타워는 임대률이 90%를 웃돈다. 페럼타워의 경우 동국제강 사옥이지만 절반 정도는 임대하고 있다.

이 같은 대형 오피스 빌딩이 우려와는 달리 임대 시장에서 잘 나가는 이유는 뭘까. 최근 고급 오피스의 주 수요층인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국내 진출이나 세 확장이 활발한 데다 한동안 고급 오피스 공급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이들 외국계 금융기관은 대부분 광화문과 서울시청 근처의 도심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외국계 금융사들은 직원 가족들이 도심 근처에 둥지를 튼 데다 도심에서 서로 모여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이 덕에 을지로 등지의 도심에서 준공했거나 준공 예정인 고급 오피스 빌딩들이 덕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국내 기업들의 갈아타기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내다본다.


한 오피스 임대전문업체 관계자는 “여의도ㆍ광화문 등 기존의 도심 대형 오피스 빌딩은 대개 입주한 지 오래돼 시설이나 근무여건이 썩 좋지 않다”며 “하지만 최근 준공한 대형 오피스 빌딩들은 친환경 설비 등으로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데다 고급화해 기존 빌딩에서 갈아타려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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