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막오른 디트로이트 모터쇼… 700여종 선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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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미국)〓서익재 기자]지난 9일 개막된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한마디로 다양한 형태의 컨셉트 카(concept car)의 전시장이다. 전 세계 50개 업체가 환경친화형 자동차.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등 7백여개의 신차 및 컨셉트카를 출품했다.

새 천년들어 첫 국제 모터쇼임을 의식한 듯 제너럴모터스(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개성을 한껏 살린 새로운 자동차를 선보였다. GM은 전기와 가솔린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기술력을 강조한 컨셉트 카를, 포드는 인터넷 환경을 자동차 실내에 구현한 미래형 승용차를 발표했다.

특히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먼저 컨셉트 카를 공개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당장 대량생산이 가능한 실용적인 차량을 내놓았다. 컨셉트 카가 단순히 꿈의 차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우리 생활속에서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컨셉트카는 해당 자동차 회사의 기술력과 마케팅 방향을 읽을 수 있는 단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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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은 "미래형 자동차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 라며 "특히 다양한 컨셉트카와 승용차와 SUV간의 경계가 모호해진 새로운 차들이 눈길을 끌었다" 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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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GM의 모터쇼 참가 역사상 가장 큰 4천6백여평의 전시장을 확보하고 8백석 규모의 극장까지 설치했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 '빅3' 중 가장 많은 9종의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초저연비 컨셉트카인 프리셉트는 수소 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휘발유 1갤론(3.8ℓ)으로 80마일(약 1백28㎞)을 달릴 수 있다. EF쏘나타 등 국내 중형 자동차들이 1ℓ로 평균 12㎞를 달릴 수 있는 것에 비하면 3배나 더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자동차는 특히 측면 거울 대신 카메라를 달아 운전자의 시야를 넓혔다. 프리셉트는 자동변속과 수동변속을 운전조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GM의 글로벌 전략을 반영한 미니밴 시보레 트리액스는 가솔린.전기.하이브리드 등 3개 구동 방식이 모두 적용되도록 개발돼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GM은 승용차 특성을 강화한 폰티악 아즈텍도 내놓았다.

◇ 포드〓포드는 9일 전시장에서 야후와 인터넷 부문에서 협력키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컨셉트 카에 승부를 걸고 있는 GM과는 또 다른 영업전략을 펴겠다는 것이다.

포드와 야후의 전략적 제휴에 따라 두 회사의 회원들은 상대방 회사의 인터넷 회원으로서의 자격을 갖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자리에는 제리 양 야후 회장도 참석해 포드의 발표에 무게를 실었다.

포드의 컨셉트카는 인터넷을 주제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하루 24시간씩 7일동안 사용해도 전혀 지겹지 않은 자동차' 라는 뜻에서 '24.7' 이라는 이름을 붙인 컨셉트카 3종은 모두 자동차에 컴퓨터와 무선 인터넷 환경이 설치됐다. 이 컨셉트 카는 한 가족이 자동차를 돌아가면서 이용할 경우 자신의 운전환경을 입력해주면 좌석도 조정되고 음악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골라 듣고 E메일도 자동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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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는 또 1갤런으로 70마일(약 1백12㎞)을 달리는 초저연비 컨셉트카 프로디지도 내놓았다. 포드는 익스플로러 소프트 탑이라는 도시형 SUV도 출품했다.

◇ 다임러크라이슬러〓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자동차에 무게를 두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톰 게일 수석 부사장은 4종의 컨셉트카를 발표하면서 "크라이슬러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장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고자 한다" 고 말했다.

특히 차량의 지붕을 젖힐 수 있는 컨버터블형 자동차로 4명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실내 공간을 확보한 300헤미가 관심을 끌었다. 또 차량의 3분의2는 미니밴형 승용차로, 나머지 3분의1은 트럭으로 만든 다지 맥스캡도 트럭의 승용차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크라이슬러는 3천5백㏄급 도시형 지프로 승용차와 구분하기 어려운 지프 버서티도 선보여 차종간 벽 허물기 작업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 다른 업체〓뷰익은 고급 세단 라크로세를, 도요타는 렉서스 스포츠 쿠페를 선보였다. 재규어가 선보인 스포츠카 XK180도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오펠은 알루미늄 등 가벼운 자재로 차체를 제작, 연료 소비와 공해 배출을 크게 줄인 G90을, 도요타는 세쿠이아라는 이름의 도시형 SUV를 선보였다.시보레의 SSR.닷지의 맥스 캡은 승용차와 픽업트럭의 특성이 결합된 모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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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 업체로 현대자동차가 다음달 국내 출시되는 도시형 SUV인 산타페를, 기아자동차는 지난해말 출시한 소형차 리오를 출품했다. 대우(쌍용)는 뉴코란도 등을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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