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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 한 → 일 떠내려오는 쓰레기…일 → 한 → 중 “청소비 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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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폐어망이나 폐어구 등 국내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대부분이지만 비닐이나 플라스틱 병에 붙어 있는 상표를 보면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온 것도 적지 않습니다.”

 전남 신안군청 해양수산과 박명관(33)씨는 “유인도 72곳을 포함해 신안군 내 1004개 섬에 매년 떠내려오는 쓰레기 양이 5000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배정된 신안군 예산은 연간 2억원이 채 안 된다. 이 돈으로는 500~700t 정도를 수거할 수 있을 뿐이다. 대신 어촌계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정화활동에 참여해 수거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동북아 지역 내에서도 해양 쓰레기는 골칫거리다. 중국 쓰레기는 한국으로, 한국 쓰레기는 다시 일본으로 해류에 실려 떠내려가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에 해양 쓰레기 처리 비용을 받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한반도로 많은 쓰레기가 떠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비용을 내야 우리도 일본에 지불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 같은 한국의 주장이 타당성을 가지려면 구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국토해양부에서는 인천 강화 등 20곳에서 해양 쓰레기를 조사하고 있다. 1개 지점당 2000㎡의 면적을 정해 놓고, 두 달에 한 번씩 쓰레기를 모두 수거해 종류와 양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모니터링 결과는 해양환경관리공단에서 매년 작성하는 보고서를 통해 공개된다. 지난해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전체 20개 지점에서 총 6만4406점의 쓰레기가 수거됐고, 무게는 9805kg에 이르렀다. 이 중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은 개수론 68%, 무게로는 42%를 차지했다. 나무는 전체 무게의 37%로 나타났다. 외국에서 흘러온 것으로 확인된 쓰레기는 개수론 5.9%, 무게로는 3.1%로 조사됐다. 계절별로는 여름에 겨울보다 더 많은 쓰레기가 수거됐다.

 해양관리공단 임석재 해양정화팀장은 “유엔환경계획(UNEP) 산하 북서태평양보전실천계획(NOWPAP) 회원국끼리 쓰레기 발생 정보를 교환하고, 앞으로는 해결 방안도 논의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해양보전과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해류에 따른 쓰레기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연구용역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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