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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에서 택시처럼 요트 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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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7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 직원들이 해양스포츠 기구를 옮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회사원 김태수(32·부산시 동래구 명륜동)씨는 17일 특별한 집들이 행사를 마쳤다. 새로 이사간 집에 모인 친구 세 가족 부부 6명은 새 집에서 차만 한잔 마시고 나왔다. 대신 김씨 일행은 부산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로 가서 요트를 탔다. 광안대교 밑을 지나 오륙도까지 2시간 동안 항해하면서 바람 방향에 따라 돛의 위치를 바꾸는 세일링의 기초를 배웠다. 그리고는 광안리 횟집으로 옮겨 저녁을 먹었다.

 김씨는 “대전·서울 등 멀리서 온 친구들에게 부산 왔으니 요트를 태워주겠다고 했더니 비용부터 물어본 뒤 싼 가격에 놀라더라”며 “친구들은 손쉽게 요트를 탈 수 있음을 신기해 했다”고 말했다. 김씨 일행의 요트 비용은 18만원. 1명당 3만원이다.

 ‘귀족 놀음’으로 비쳤던 요트를 택시처럼 탈 수 있는 곳이 생겼다. 15일 문을 연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다. 이곳에서는 요트뿐 아니라 20여종의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수영구가 14억여원을 들여 지은 해양레포츠센터는 지상 1층 연면적 571㎡ 규모로 장비보관실, 탈의실, 샤워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계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요트·원드서핑·바나나 보트·카약·웨이크 보드·수상스키 등 20여종의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맨몸으로 와도 장비를 빌려서 탈 수 있고 강습도 가능하다.

 이 센터는 수영구가 부산해양레포츠연합회에 위탁운영을 맡겼다.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에는 지금까지 해양레포츠를 제대로 즐길 곳이 없었다. 겨우 여름철에 개인 업자들에게서 비싼 가격에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문을 연 광안리 해양레포츠센터는 수영구가 위탁운영을 맡긴 해양단체를 감독하기 때문에 가격도 싸다. 20년 이상 해양레포츠 경력을 가진 강사들이 지도하고 있어 강습의 질도 높다.

 20여종 해양레포츠를 시간과 가격별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몇 시간짜리 부터 하루, 한달,연간 등 이용 시간을 종목별로 선택 할 수 있다. 모든 종목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도 운영한다.

 예를 들어 가장 인기 있는 요트의 경우 1척을 통째로 빌리려면 27만5000원이지만 인원이 적을 경우 1인당 3만원이다. 요트 입문과정인 1인용 요트(딩기, dinghy)강습은 하루 6만원이다. 벌써 부터 인기 종목 주말예약은 2달쯤 밀려 있을 정도다.

 개장하기 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해산물 채취에 방해를 받는다는 해녀들과 어민들을 설득하느라 수영구청이 애를 먹었다.

 박현욱 수영구청장은 “해양레포츠를 쉽게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도록 하기위해 해양레포츠 센터를 개장했다. 관광객들이 늘어나 지역경제도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51-622-0201.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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