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게 사는 방법 ③ 상상력 담은 사진 만들어 소통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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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강영호
사진작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 카메라 덕에 전 국민의 사진작가화 시대가 열린 지 오래됐다. 그리고 최근 급격히 늘어난 스마트폰을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야말로 스마트한 사진작가들로 넘쳐난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개나리와 벚꽃이 피는 봄날, 근교에 나가 일회용 카메라로 한 장, 그리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또 한 장의 사진을 찍는다. 어떤 사진이 더 스마트한 사진일까. 사진은 똑같은 봄날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사진을 보고, 느낌을 남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이르면 두 사진은 갑자기 전혀 다른 사진이 돼 버린다. 스마트한 사진의 본질은 그 가치를 해석하고 공유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스마트하게 사는 방법을 사진과 결부시켜 말하면 나만의 상상력을 담아내는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통해 많은 사람이 그들 스스로의 눈과 가슴으로 저마다의 감동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한 삶에 상상력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데, 스마트폰을 활용해 상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면 나만의 영감을 무궁무진하게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내 안의 나, 또 다른 나, 내가 모르던 나를 찾아내기 위해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셀카를 좋아한다면 사진 속에 비친 내 모습에서 지금까지 몰랐던 나를 만나 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중에는 자신의 사진으로 닮은꼴 유명인을 찾아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지금 무언가 생각하고 결정하기 전에 ‘나와 닮은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라고 한 번 상상해 본다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길을 찾게 될 수 있을 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역할놀이 또한 어른들의 갇힌 상상력을 깨워 주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사진작가인 나는 그 놀이를 바로 카메라로 하고 있다. 카메라를 들고 강영호의 눈이 아닌, 내가 이해하고 싶은 누군가의 눈이 돼 세상을 보는 것이다. 내가 모르던 상대방의 어떤 마음을 알아낼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나는 ‘사진을 포함해 사랑하는 것이 세 가지 이상은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취미 정도의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그것을 위해서라면 육체적 피로와 복잡한 일상사도 뒤로한 채 몰두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 그러한 대상을 적어도 세 가지 이상 가지고 있다면 남다른 지식과 열정으로 즐겁게 뛰어들 수 있는 ‘스마트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 사진을 찍다 보면 숱한 사람과 작업하게 되고 성향이 다른 만큼 서로 간의 의견 충돌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역지사지에서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곤 한다. 얼핏 보기에 역지사지가 상상력과 아무 상관없어 보일 수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는 역지사지 능력이 최고에 이르면 자연스레 용서와 사과의 마음이 우러나와 사람들과 스마트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항상 ‘예술하는’ 삶을 살아 보자. 나는 요새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직접 편집하고 보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아주 일상적이고 간단한 예술을 하루에도 여러 작품씩 하고 있다. 예술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다양화해 나가는 모든 행동이 바로 예술이요, 예술인의 기본 자세다.

강영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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