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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부진에 “고입 선발고사 부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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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남지역 고교생의 수능 성적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2년 연속 하위권에 맴돌자 경남도교육청이 ‘고입 선발고사 부활’ 등 학력향상대책을 내놓았다. <중앙일보 4일자 25면 보도>

지난해 7월 취임한 고영진 교육감은 지역 고교생의 수능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알고 학력 향상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적 있다.

 임성택 경남도교육청 교육국장은 6일 “수능 성적에서 경남 학생들의 성적이 저조한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뒤 ‘고등학교 학력향상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2011학년도 수능성적 기초분석’에서 경남은 언어, 수리 가, 수리 나, 외국어 영역 등 4개 항목 모두 전국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16개 시·도 가운데 언어는 14위, 수리 가는 12위, 수리 나는 11위, 외국어는 1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수능 상위권인 1~2등급 비율은 현저히 낮았다.

 교육청은 우선 고입 선발고사의 부활을 검토하고 있다. 학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 고입 선발고사 폐지를 꼽고 있는 것이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 경남 고교생의 성적은 전국 상위권이었으나 2000년대 중반 들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2002학년도 부터 고입선발고사가 폐지되고 중학교 내신성적만으로 고교생을 뽑은 것과 수능성적 저하시기가 일치한다는 것이 교육청의 설명이다.

 시·도별로는 서울과 5개 광역시, 경남도가 내신성적만으로 고교생을 뽑고, 8개 도(道)는 중학교 내신성적과 선발고사를 합산해 뽑고 있다. 울산시는 선발고사로만 뽑는다. 2011학년도 수능 표준점수 평균을 비교한 결과 중학교 내신성적과 선발고사를 합산해 뽑는 9개 도는 모두 수능 4개 영역에서 경남보다 성적이 좋았다. 이와 달리 비평준화지역인 거창·창녕·남해·산청군 등은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임 국장은 “경남은 고교생이 초·중학생에 비해 학력이 저조한 편”이라며 “연구용역과 여론수렴을 거쳐 7월 말까지 고입 선발고사 부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도의 자율고·영재학교·국제고·특목고로 지역 우수학생의 진학이 많은 것도 수능 성적 부진의 한 원인으로 꼽혔다. 경남에서는 내신 상위 10% 이내의 중학 졸업생 가운데 3%가 다른 시·도학교로 진학하고 있다. 승진 제도 때문에 우수교사의 평준화지역 일반고 근무기피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교육청은 이에 대입수능시험 대비와 진학지도를 위한 전담팀인 진학지원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온라인 교육과 자기주도 학습을 강화하기 위해 9월부터 EBS와 공동으로 ‘꿈을 키우는 공부방’도 확대·운영한다. 8개 공립고교의 자율고 지정, 학력 우수학교 관리자의 승진과 성과급 지급, 학력향상 유공교원의 승진 가산점 부여 등도 시행하기로 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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