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국문화유산재단 박형만 이사장과 양학봉 회장이 한국정원 건립 의지를 다졌다.
간절함이 올해로 벌써 9년째다. 미주한국문화유산재단(회장 양학봉)이 미국 땅에 첫번째 한국 정원을 짓기위한 노력에 들인 시간들이다. LA카운티 수목원에서 무상제공한 땅 5.5에이커에 한국의 얼을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 겸 정원을 만들고자하는 계획이 시작된 건 지난 2002년 고 송재순 회장 재임했던 때 부터다.
"재정 문제를 비롯해 한국정원 건립에 장애물이 많았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하는 양 회장은 "타향살이를 하며 우리 자녀들이 정체성을 찾고 명절에 민속놀이라도 할 수 있는 공간 하나 없다는 게 서글펐다"는 말을 했다.
박형만 이사장은 "우리 이민1세대들이 다음세대에 물려줄 게 뭐가 있나?. 우리가 나중에 떠나도 그 아이들이 뿌리를 잊지 않도록 문화공간을 남겨주는 게 귀중한 재산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단순히 한국 '정원'이 아닌 문화 공간을 겸한 장소로 만들자는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다.
전세계에 한국 정원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중국 광둥성 두 곳에 있는게 전부다. 일본 정원은 미국을 비롯 세계 도처에 포진해 있는 데 비하면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의 존재감은 미미한 탓도 있다.
"한국정원 겸 문화공간 건립은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차원에서도 의의가 크다"는 양 회장은 "한국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절실한데 새로 부임한 신연성 LA총영사가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며 "아직 희망이 있기에 포기할 수 없다"고 전했다.
LA한국 정원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국 정원을 설계한 김봉렬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가 맡고 있다. 모티브는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다. 5개의 정원은 '오우가'를 의미하는 소나무.대나무.돌.물.달 등 5개의 테마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문화공간도 지을 예정이다.
이 공간에서는 한국 전통혼례 글짓기대회사물놀이 등을 비롯한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한국문화유산재단은 매년 LA카운티 수목원에서 개최하는 '한국문화 한마당'을 통해 기금모금도 계속할 예정이다. "이민 2대3대로 내려갈수록 한국의 뿌리는 희미해질 수 밖에 없겠지만 우리가 떠나더라도 문화는 남겨주고픈 간절함이 있어요" 한국정원 건립을 위한 9년의 기다림에 간절함이 배어있었다.
황주영 기자